[뉴스핌=장봄이 기자] #직장인 최모씨(34)는 요즘 각 역세권에서 눈에 띄는 매장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생활용품 판매업체인 '1000원숍' 다이소다. 처음엔 '없는 거 빼고 다 있어' 편리했지만, 최근엔 큰길 건너면 또 매장이 있으니 의아했다. 동네 역 근처에만 4개 매장이 들어왔다.
생활용품 판매업체 다이소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인근 중소상인들이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반발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외국계 업체인 다이소는 각종 유통 규제가 담긴 유통산업발전법 적용을 받지 않는 상황이다.
다이소 외경(참고사진) <사진=다이소아성산업 제공> |
13일 업계에 따르면 1992년 설립된 다이소의 매장 수는 지난 7월 기준 1190개다. 지난 2010년부터 연평균 약 20% 수준의 매장 증가율을 보이며, 꾸준히 수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 1조56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이소는 박정부 회장이 한국판 100엔숍을 계획하고, 지난 1997년 아스코 이븐플라자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1호점은 서울 천호동이다. 국내 회사로 출발했으나 2001년 11월 일본 유통기업인 대창산업과 합작해 다이소아성산업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2년 3월에는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했다.
최근 정부가 유통기업들을 겨냥한 규제안을 내놓고 있지만 다이소를 포함한 이케아·스타벅스 등 외국계 기업들은 해당되지 않아 업계 불만이 거세다. 사드보복 영향·관광객 급감 등으로 국내 기업들은 갈수록 어려운데 이중고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 매장이나 외국계 회사라는 이유로 규제 법망을 피하고 있어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실적 난항을 겪으면서 압박을 느끼는 사이, 외국회사들만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불만은 중소상인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문구업계는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다이소가 생활용품 판매점임에도 문구를 이렇게 많이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문구소매업까지 확장하며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다이소가 밀집한 역세권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서울 신림역 근처에서 문구점 사업을 하는 A씨는 "작은 규모의 문구점과 다이소는 상품 종류나 규모면에서도 경쟁이 되지 않는 정도"라며 "다이소의 제품이 다양하고 가성비가 좋다며, 가격만 살펴보고 가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우려했다.
현행법상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규모점포(3000㎡이상)는 전통시장 1㎞ 이내 출점 제한, 격주 일요일 의무휴업, 신규 출점시 인근 중소상인과 상생 협의 의무화 등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다이소는 특정기업을 지목해 적합업종 지정과 사업 축소를 주장하는 것은 시장 왜곡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다이소 측은 "1000원대 물품이 전체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고 5000원 이하만 판매하는 균일가 매장으로 문구는 카테고리 비중이 5% 미만인 1000여 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형문구 유통 전문점의 경우 1만여 개 이상의 물품을 취급하면서 다양한 가격으로 다양한 제품을 구성할 수 있는 특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다이소를 특정해 공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구 관련 단체 3곳은 전국 459개 문구점을 대상으로 '다이소 영업점 확장과 문구업 운영실태 현황 조사'를 한 결과, 다이소 영향으로 매출이 하락했다고 답한 문구점이 92.8%에 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