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를 위한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제도' 시행에도 불구하고, 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여전히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조달청을 통한 전체 공공구매 실적 중, 소기업 및 소상공인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연평균 34%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재호 의원실> |
중소기업제품 구매실적과 비교하면, 연평균 43%대 수준이다. 중소기업확인서를 보유한 전체 중소기업 중 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91%인 점을 감안하면, 중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는 공공기관의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납품금액 13조3000억원 중 상위 10% 업체와 20% 업체가 각각 전체 납품금액의 77.2%와 90.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호 의원은 "특정 기업의 독과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기업 규모에 대한 구분 없이 구매목표비율을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는데 있다"며 "소기업 및 소상공인제품의 구매목표 비율을 별도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일부 공공기관들이 대기업의 하도급 업체에 직접 지급한 대금을 중소기업제품 구매실적에 포함시켜, 중기업 쏠림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기부 및 조달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44곳의 공공기관에서 대기업의 하도급 업체에 직접 지급한 790억9000만원의 직불금이 모두 중소기업제품 구매실적에 포함됐다.
박 의원은 "계약은 대기업과 체결했는데도, 중기부의 운영 매뉴얼 상 중기제품 구매실적이 '대금 지급'기준으로 돼 있어, 대기업과 협력 또는 계약관계에 있는 1차 협력사들의 공공구매시장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기업에 비해 인력과 자금력 등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소기업 및 소강공인들은 공공구매시장이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며 "더 어렵고, 더 소외된 기업들에게 공공판로의 기회가 보다 많이 주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