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으로 벤처캐피탈(VC) 투자를 빠르게 늘리면서, 미래의 글로벌 혁신산업 부문에서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15일 자 해외 IT전문매체 벤처비트는 중국의 VC 부문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미래의 기술 플랫폼 선점을 위한 미국과 중국 기술 대기업들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며 소비자 관련 부문에서 중국 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세계 2위 VC 시장인 중국은 지난 2년 동안 투자 규모가 두 배 넘게 확대됐다.
◆ 중국 폭발적 VC 투자, 국내서 자금조달
중국과 미국 VC 투자 비교 <출처=SVB분석/벤처비트 재인용> |
SVB 그룹 분석에 따르면 중국 VC 투자금액은 지난해 폭발적으로 성장, 500억달러를 넘어서며 처음으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VC 부문이 처음 생겨나기 시작한 2007년에 비해 10배 가까이가 늘어난 셈이다.
성장 속도보다 놀라운 것은 중국의 벤처 자금이 국내에서 조달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중국 VC 총액에서 위안화 자금이 차지한 비율은 75%로 10년 전 25%에 불과하던 수준에서 대폭 확대됐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이 가능했던 데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현금이 풍부한 기업, 고액 자산가 등의 투자 참여 등이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모바일 중심으로 발전 기반 마련
벤처비트는 중국이 아직 제조업 경제에서 완전히 졸업한 것은 아니지만 인재나 자본에 대한 접근성은 미국에 견줄 만 한 수준이 됐으며, 공유 경제에서부터 로봇, 인공지능(AI)까지 혁신 부문에서의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1980년부터 2000년까지 PC혁신과 함께 성장한 미국의 IT 대기업들은 기업 시장에 포커스를 두었지만 2000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중국의 혁신 기업들의 경우 모바일에 익숙한 중산층을 겨냥하면서 관련 산업이 집중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앱이 등장하면서 바이두나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중국 IT 선두업체들은 이러한 소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들을 개발, 10여년 만에 눈부신 성장을 일궜다. 또 이것을 출발점으로 중국은 물론 전 세계 모바일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스타트업에 대한 VC 투자도 밀려들고 있다.
이러한 선순환 속에서 특히 기업들이 소비자 관련 부문 투자에 집중할 예정인데, 이미 아마존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기업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중국 기업들이 유리한 입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벤처비트는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