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찬미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코레일유통이 지난해 부산역 2층 매장 한 곳에서 받은 임대 수수료가 37억원을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유통이 고정임대료가 아닌 매출액에 따라 매장 수수료를 받는 ‘수수료매장’ 형태로 임대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공기관이 과도한 임대료를 수취해 입점업체를 내쫓는 ‘관트리피케이션’의 전형이란 지적이 나온다.
삼진어묵(대표 박용준)이 오는 21일 부산역 바로 옆 광장호텔 1층과 2층에 매장을 오픈한다. <사진=뉴시스> |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현아(자유한국당·비례)의원이 부산역 2층 매장에 입점했던 ‘삼진어묵’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코레일유통에 37억8628만원의 임대료를 납부했다.
이에 코레일유통은 자릿세로 한 매장의 전체 매출 가운데 25%를 챙겼다. 같은 기간 삼진어묵은 151억4532만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10억2847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진어묵 관계자는 “영업을 개시한 지난 2014년 10월부터 종료한 2017년 5월까지 코레일유통에 납부한 수수료가 100억원에 조금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이는 임대료가 비싸기로 소문난 미국 뉴욕의 월 임대료보다 1.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2016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5번가의 1㎡당 임대료가 월 309만원으로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세계 8위를 기록한 서울 명동은 1㎡당 월 93만원이었다.
이는 코레일유통이 고정임대료가 아닌 매출액에 따라 매장 수수료를 받는 ‘수수료매장’ 형태로 임대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재계약 과정에서 코레일유통이 삼진어묵에 과도한 월 목표매출액과 수수료를 요구하면서 적자가 예상되자 삼진어묵은 재입찰을 포기했다. 코레일유통이 제시한 목표 매출액은 12억8000만원, 수수료율은 25%다.
김현아 의원은 “정부가 도시재생사업을 역점 과제로 추진하면서 전국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을 현상을 방지하겠다고 하는데 정작 공공영역이 젠트리피케이션을 주도하는 ‘관(官)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공서비스 제공과 공익성의 추구라는 공기업의 본분을 잊고 민간영역을 쥐어짜는 행태는 하루 빨리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