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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대우건설 2조3000억 밑으론 안판다”

기사등록 : 2017-10-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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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정가 최소 2.3조원 안팎..주가 상승여력 고려시 2.5조원 이상
본입찰까지 두달 정도 남아..내정가 밑돌면 매각 재검토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23일 오전 11시3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동훈 기자]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을 헐값에 매각하지 않는다. 내부적으로 책정가와 시장가를 따져 합리적인 금액 이상이 될 때만 매각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2조3000억원 아래로는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사실상 굳힌 상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매각가격이 기업 가치에 미치지 못하면 무리하게 팔지 않기로 했다. 내정가에 부합하지 않으면 대우건설 매각을 늦출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사진=이동훈기자>

현재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의 주식(2억1093만1209주) 가치는 1조5000억원이다. 통상적으로 붙는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더하면 최소 2조원대 매각이 가능하다.

산업은행이 내부적으로 정한 대우건설의 매각가는 최소 2조3000억원 정도다. 산은은 대우건설이 매각 기대감에 주가가 최소 20% 정도는 반등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적과 수주잔액을 고려할 때 현 주식가치는 저평가 받았다는 것. 지금보다 주가가 20% 오르면 주식 가치는 1조8000억원으로 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으면 2조3000억원이란 금액이 나온다.

기업 가치를 고려하면 매각가가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 올해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인 9000억원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고 내년에도 연간 영업이익 7000억~8000억원이 기대된다. 작년 잠재 부실을 대부분 털어내 회계 리스크(위험)가 줄어든 것도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가격은 본입찰이 지나야 구체적으로 드러나겠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시장가격을 무시한 헐값 매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장 가치와 플랜트 기술력, 수주잔액, 영업이익 규모 등을 따져 합리적인 가격에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흥행 부진으로 인수 희망가격이 내정가를 밑돌면 매각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각 일정을 지나치게 서두르면 헐값에 팔 수밖에 없어서다. 지난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부도 기업을 매각할 때가 대표적인 사례. 당시 공적자금을 빨리 회수하기 위해 매각 작업을 급하게 추진했으며 이는 기업 헐값 매각으로 이어진 바 있다. 

알려진 대우건설의 잠재적인 후보군은 30여 곳 정도다. 매각 주간사가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발송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숫자다. 인수의향서(LOI) 접수 때까지 후보군 찾기는 계속한다. 물론 잠재적 후보군 중 실제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은 10곳 이내가 될 공산이 크다.

업계에선 매각 가격을 중요한 변수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건설의 올해 실적이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이지만 건설업황의 불투명성과 해외사업 비중 감소로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긴 힘들다는 시각이 많다. 최소 2조원 넘는 몸값에 인수자금을 쉽게 마련할만한 국내 기업도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의 새로운 주인은 국내 사모펀드와 해외 기업이 유력한 상황. 이처럼 국내 기업 간 인수 경쟁이 치열하지 않으면 몸값을 올리기 힘들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기업 가치를 고려할 때 주식가격이 현재보다 20~30% 상승할 여력이 있지만 건설업황 불투명성과 매각금액이 2조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흥행 열기가 뜨겁게 전개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매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사업부문별로 분리해 정리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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