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윤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월 사무직 당직자와 일부 비례대표 대기순번자들에게 정부기관 및 정부 산하기관 파견근무 희망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오보'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낙하산 적폐로 청산대상이 될 것"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집권여당 당직자들의 청와대와 정부부처 파견은 인사교류 차원에서 과거 정권에서도 이뤄져왔지만, 공공기관은 보은용 인사의 성격이 짙다. 때문에 야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각 공공기관 및 정부 산하기관장 등에게 사퇴를 압박해 이 자리에 '보은용 낙하산 인사'를 보내려던 의도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정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주호영 원내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대선 후 다음날 당직자들에게 전국기관 파견근무 희망하면 지원신청해달라고 문자메시지 돌렸다며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은 코드 맞는 일자리 찾는 게 아니라고 비판했다.<사진=뉴시스> |
26일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정부 인사는 낙하산이라고 몰아붙이고 사퇴를 압박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포장하고 넘어간다"면서 "지난 2013년, 지금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고 있는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밥그릇 챙기기, 낙하산 인사는 용납할 수 없는 국민 기만 행위'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주 권한대행은 "김일호 무역협회장이 전날 청와대로부터 사퇴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밝혔다"며 "완전한 민간기관의 수장마저 권력의 위세로 몰아내고 그 자리에 코드에 맞는 인사 채우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퇴를 압박한 사람이 누군지 밝히고 그 과정에서 강요, 협박이 없었는지 수사까지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진수희 최고위원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역대급 수준"이라며 "낙하산 인사, 관피아는 이 정부가 그렇게 요란하게 추진하고 있는 적폐청산 중 가장 대표적인 적폐"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이용호(가운데) 정책위의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1차 원내정책회의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이 부국장급 이상 사무처 당직자와 비례 낙선자 등에게 공공기관과 정부 산하기관으로 갈 의향이 있는지 묻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것과 관련해 채용비리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국민의당은 "민주당이 점령군 행세를 하고 있다"면서 "공공기관 등을 전리품쯤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엊그제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했는데 이는 그 자리에 내 식구를 채워 넣기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문성 없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가 방만한 경영을 일삼으며 국민 혈세 낭비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공공기관 낙하산은 적폐 중 적폐"라면서 "적폐를 청산하겠다면서 적폐를 저지르면 결국 청산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쉬쉬하면서 저질러도 안 되는 일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저지른다는 것은 정부여당이 얼마나 기고만장해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혁명정권의 안하무인이 도를 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전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해서라도 채용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한 것이 고작 이틀 전"이라며 "이 지시가 청년들이 아닌 민주당 당직자와 비례대표 대기순번자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공공기관 낙하산 채용 시도에 대해 사죄하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관련보도에 대해 "민주당 총무조정국은 그 같은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다만) 5월에 청와대 파견 희망자와 6월말 경에 정부 부처 파견 희망자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적은 있다"며 "정부 부처 파견은 정부 부처와 인사 교류 차원에서 부처에서는 수석전문위원이, 당에서는 관련 담당자가 파견을 가는 형식이다. 현재 당직자가 공기업에 파견 근무로 간 사례는 없다"고 해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