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 때 이른 한겨울 한파가 몰아닥쳤다. 주택경기 불확실성에 관망세가 늘어 거래량이 연중 최저치로 하락했다.
1일 부동산업계와 서울시 거래정보망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의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229건으로 전년동기(932건) 대비 75.4% 줄었다. 전달(436건)과 비교해 47.4% 감소한 수치로 연중 가장 낮은 거래량이다.
서울시 25개구 대부분 전달보다 절반 정도 줄었다. 거래량이 제로(0)인 지역이 5곳에 달한다. 강북구와 구로구, 노원구, 종로구, 중랑구에선 한 달간 접수된 거래 신고가 없었다.
상대적으로 투자열기가 높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한달 거래량이 총 30건을 밑돈다. 강남구는 전달 13건에서 지난달 7건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서초구와 송파구는 9건, 17건에서 각각 7건으로 줄었다.
강남3구를 제외하고 가장 거래가 활발한 서대문구와 마포구도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이 지역은 광화문과 여의도 직장인 수요가 몰리며 청약 열풍을 이어간 곳이다. 지난달 서대문구 전달(23건)보다 60.8% 줄어든 9건에 그쳤다. 마포구는 전달(57건) 대비 63.1% 감소한 21건을 기록했다.
일반 아파트 거래는 더욱 위축됐다. 지난달 거래량은 3749건으로 연중 최저치를 보였다. 전달(8350건)에 비해 55.1%, 전년동기(1만2878건)와 비교하면 70.8% 급락한 수치다.
열기가 뜨겁던 분양권 시장이 차갑게 식은 것은 투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부동산 관련 규제 방안이 4차례 발표됐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만큼 집값 오름세가 당분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주택거래가 침체기에 들어가면 집값이 하락 반전할 여지도 있어 시장을 관망하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실장은 “정부가 잇달아 부동산·대출 규제 방안을 내놓자 시장을 관망하겠다는 투자수요가 늘었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비롯해 대출받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만큼 전반적으로 주택 거래량이 약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