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 등 재계가 신임 한승희 국세청장과 한 테이블에 앉아 '팀워크'를 강조하는 등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한승희 청장도 취임후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대한상의를 찾는 성의를 보이며 재계의 요구를 경청했다. 재계는 그러나 현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속에 언제 어느때 세무당국의 칼끝이 들어올지 몰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조사통'으로 불리는 신임 한 청장이 재벌의 편법 상속 및 증여를 바로잡겠다고 공언하는 등 대기업의 탈세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현재 '적폐 청산 1호'로 지목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업계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이날 한 청장을 초청해 현정부 세무행정 방향과 관련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계와 국세청의 '팀워크'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은 “새정부 들어 국정 과제들이 본격화 되고 있는데 일자리, 성장, 복지등 여러 분야에 걸쳐 국가 재정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며 “기업들로서는 더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서 우리 경제가 성장을 일구고 국가 재정도 뒷받침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1일 한승희 신임 국세청장을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대한상의> |
이어 “올해도 회원사 의견을 모아보니 통상마찰 애로에 대한 지원과 세정의 예측가능성 제고, 성실납세 우대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국세행정을 담당하시는 분들께서는 기업들이 세정 부담을 덜고, 또 자긍심을 갖고 납세 의무에 충실할 수 있게 계속 노력해 주시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성실납세자에 대한 우대혜택 확대 △성실납세협약제도 확대운영 △순환세무조사 시기 조율 프로세스 도입 △세무조사기간 법제화 대상 확대 등을 국세청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한 청장은 "해외 과세당국과의 긴밀한 세정협력을 통한 해외진출기업 보호, 세법해석 사전답변제 등을 통한 과세불확실성 해소, 성실납세협약 제도 개선, 일자리 창출기업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대상 제외 등 기업이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화답했다.
재계는 그러나 한 청장의 이같은 언급이 '립 서비스' 차원에 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통 세무관료 출신인 한 청장의 특기가 '세무조사'일 정도로 국세청내 조사통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계는 변칙탈세 및 탈루에 대한 국세청의 조사 강도가 그 어느때 보다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청장은 지난 6월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기업·대재산가의 편법 상속·증여, 기업자금의 불법 유출과 사적 이용, 그리고 지능적인 역외탈세 등 대다수 성실납세자의 자발적 납세의식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변칙적인 탈세행위는 국세청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반드시 바로잡아 가겠다"고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검찰을 통한 방산업계 비리 척결이 기대에 못미치자 국세청까지 동원해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현 정부가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건 만큼 역대 정부에서 했던 국세청을 동원한 기업 옥죄기같은 또 다른 적폐활동을 더는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