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공화당의 세제개혁안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 등 굵직한 현안이 집중된 2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세제개혁안에 대한 실망감에 약세 흐름을 보였던 주가와 달러화가 제롬 파월 이사의 의장 지명 소식에 낙폭을 회복한 한편 건설과 금융 등 세제개혁안에 따른 타격이 예상되는 섹터가 공격적인 매도에 시달렸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이날 다우존스 지수가 81.25포인트(0.35%) 2만3516.26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거래 마감을 앞두고 0.49포인트(0.02%) 완만한 상승세를 회복하며 2579.8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 역시 상승 반전을 시도했지만 1.59포인트(0.02%) 내린 6714.9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의 예상대로 파월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에 지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매파로 분류되는 존 테일러 스탠포드 교수가 낙점되지 않은 데 일단 안도하는 표정이다.
아울러 파월 이사가 ‘넥타이 맨 옐런’이라고 불릴 정도로 비둘기파 성향을 지닌 만큼 앞으로 정책의 일관성과 영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이자 바람이다.
세제개혁안에 내림세로 반응했던 뉴욕증시는 의장 지명에 상승세로 반전을 이뤘다. 이미 예상했던 결과이지만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
이와 동시에 투자자들은 세제개혁안에 따른 업종별 명암을 가려내는 데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주택 건설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부부 공동 세금 보고를 기준으로 주택 대출 100만달러까지 허용했던 모기지 이자 공제를 50만달러로 대폭 줄인 데 따라 관련 종목에 대한 ‘팔자’가 쏟아졌다.
미국 최대 고가 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러더스가 6% 이상 밀렸고, 레나와 KB홈 역시 각각 3% 선에서 하락했다.
질로우 그룹과 리얼로지 홀딩스가 각각 2%와 6% 가량 내리는 등 부동산 중개 서비스 업체 역시 주가 하락을 모면하지 못했다.
이날 전미주택건설업협회는 공식 성명을 내고 공화당의 세제개혁안은 부유층과 대기업에 혜택을 주기 위해 중산층을 저버리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존 캠벨 스티븐스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개혁안을 적용할 경우 지난 9월 거래된 주택의 90%는 모기지 이자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라덴버그 테일만 애셋 매니지먼트의 필 블랑카토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세제개혁안에 대해 이날 증시가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것은 연내 의회 통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파월 이사의 연준 의장 지명에 대한 시장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50 파크 인베스트먼트의 애덤 새런 대표는 “파월 지명자는 비둘기파 성향의 정책자”라며 “시장은 온건한 정책 기조를 이미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애플이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1% 이내로 상승했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7% 이상 급락하며 300달러를 하회, 6개월래 최저치로 밀렸다. 실적 부진과 모델3 생산 목표 연기가 악재로 작용했다.
경제 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노동부가 발표한 3분기 생산성이 전분기 대비 3.0% 상승하며 3년래 최대 폭으로 개선됐다.
또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9000건으로 5000건 감소한 한편 시장 예상치인 23만5000건을 밑돌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