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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리더(상)] '태양광 전도사' 한화3세 김동관 전무

기사등록 : 2017-11-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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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선정 '영 글로벌 리더'
한화큐셀 영업실장 맡아 흑자 전환…태양광 셀 생산 세계 1위
경영능력 검증…글로벌 태양광시장서 주목

[뉴스핌=정탁윤 기자]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180cm가 넘는 말끔한 영국 신사 같은 30대 청년이 행사장 곳곳을 누비는 모습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만난 사람의 면면도 미국 GE와 허니웰, 프랑스 토탈(TOTAL), 독일 랑세스 등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의 주요 CEO로 화려하다. 그는 '에너지 게임체인저' 세션에 패널로 참가해 유창한 영어로 참석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5) 한화큐셀 전무 얘기다. 김 전무는 지난 2010년 한화그룹 회장 비서실에 입사한 이후 8년째 세계경제포럼인 다보스포럼에 '개근'하고 있다. 

김 전무의 다보스포럼 개근은 사업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과 함께 2030년까지 태양광 등 국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높이기로 하면서 한화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한화는 LG와 현대중공업 등 다른 대기업들이 손을 뗀 태양광판에 수년째 투자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담당 계열사인 한화큐셀은 태양광 셀 생산 세계 1위로 올라섰다. 한화큐셀은 2010년 한화그룹이 인수한 중국 솔라펀파워와 2012년 인수한 독일 큐셀을 합병해 재출범한 회사다. 한화그룹에서 태양광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 바로 한화큐셀 소속의 김 전무다. 김 전무는 지난 6월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태양광 시장은 중국, 인도는 물론 미국, 호주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태양광 패널과 ESS(에너지저장장치) 가격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태양광 발전 시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건재한 한화그룹에서 아직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를 논하기엔 이르지만 장남인 김 전무가 중심이 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김 전무의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또 하나의 그룹 핵심 축인 금융 계열사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막내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은 현재 그룹 경영에선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다. 익명을 원한 한화그룹의 핵심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건재하고 자식들 셋 다 아직 어려 본격적인 경영 승계를 논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전통적으로 장자 승계 관행 등을 고려할 때 김 전무가 여러모로 한발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그룹 3세와 달리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글로벌 태양광업계에선 김 전무를 모르면 '간첩'이란 소리도 나온다. 재벌 3세에다 호남형 얼굴, 세련된 매너, 하버드대학 출신 등 완벽한 스펙을 갖춰 미래 신붓감이 누가 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태양광 전도사' 김 전무와 한화큐셀

1983년생인 김 전무는 미국의 명문 세인트폴고교와 하버드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3년간 공군 통역장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2010년 1월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으로 입사했다. 현재 ㈜한화의 지분 4.44%를 보유하고 있다. 2010년 입사 이후 김 회장과 국내외 주요 행사에 동행하며 경영능력을 키워왔다.

입사 이듬해인 2011년 12월 한화그룹의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솔라원에서 근무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였다. 김 전무가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2011년만 해도 전 세계 태양광 업황은 침체기였다. 당시 국제유가 하락으로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태양광 시장도 위축되고 있었다. 태양광의 원조 격이던 독일의 큐셀마저 파산 직전까지 가고 국내 대기업들도 하나둘 태양광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화그룹과 김승연 회장은 태양광에 한화그룹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하고 남들보다 공격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다. 2012년 당시 파산 위기에 처한 독일의 큐셀을 인수하며 단숨에 태양광 셀 생산 세계 3위권으로 올라선다. 김 전무는 2014년 1월 다포스포럼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태양광 등 에너지 사업에 꾸준히 투자할 것이다. 단순한 태양광 관련 셀이나 모듈 제조뿐 아니라 태양광발전소까지 운영하고 투자하면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다. 태양광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후 한화그룹은 2015년 2월 태양광 사업의 양대 축이었던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한화큐셀로 통합한다. 통합 과정에 김 전무가 적극적인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이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현재 한화큐셀은 태양광 셀 기준 세계 1위, 모듈 기준으로는 세계 5위권인 회사로 성장했다. 

한화큐셀은 생산능력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2011년 퀀텀기술로 다결정 셀 효율 세계 1위 기록을 보유한 데 이어 2015년에는 다결정 모듈 효율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퀀텀 셀은 일반 태양광전지보다 전력 생산량이 8% 이상 높은 고효율 태양광 셀이다. 한화는 셀 뒷면에 반사막을 삽입하는 퍼크(PERC) 기술을 도입해 발전 효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만성 영업적자에 시달리던 한화큐셀은 김 전무의 추진력 덕에 흑자로 돌아섰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24억3000만달러의 매출과 2억7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4.8%, 영업이익은 226% 증가한 실적이다.

김 전무는 지난 2014년 있었던 삼성과 한화그룹 간 석유화학·방산사업 빅딜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선 김 전무가 아직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임에도 태양광 사업 등에서 사업 수완을 발휘하며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다른 그룹의 3세와 달리 김 전무의 경우 태양광 업황 자체의 부침은 있었지만 경영능력만 놓고 보면 현재까지는 좋은 성적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김 전무가 점점 주목받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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