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기업 인수합병(M&A) 소식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섹터의 강세 속에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나란히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공화당이 내놓은 세제개혁안의 의회 통과에 대한 기대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9.23포인트(0.04%) 상승한 2만3548.42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3.29포인트(0.13%) 오른 2591.13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2.00포인트(0.33%) 뛰며 6786.44를 기록했다.
세 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올 들어 26번쨰다.
메기톤급 기업 M&A 움직임이 뉴욕증시를 또 한 차례 최고치로 밀어 올렸다. 브로드컴이 반도체 칩 업체 퀄컴에 1030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냈다는 소식이 IT 섹터의 주가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주당 70달러의 인수가 최종 타결될 것인지 여부와 합병에 따른 장단기 효과를 분석하는 데 월가 애널리스트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일단 반색했다.
지난 4일 첫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자릿수 랠리를 연출했던 퀄컴이 이날 2% 이내로 추가 상승했고, 브로드컴 역시 0.5% 가량 오름세를 나타냈다.
노무라 인스티넷의 로비트 샤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주당 70달러 선에서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가 실제 이뤄질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브로드컴의 강력한 인수 의지를 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AMD는 인텔과 손잡고 엔비디아의 노트북 게임 칩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사의 주가도 각각 7%와 1% 선에서 상승했다.
이 밖에 장중 21세기 폭스가 디즈니에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두 개 종목의 주가 역시 각각 8%와 2% 가량 뛰었다.
에너지 섹터도 증시 전반의 상승에 힘을 보탰다. 감산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가 부채 척결을 명분으로 앞세워 반부패위원회의 왕자 및 전현직 장관 체포를 주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입지가 강화됐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1% 급등하며 배럴당 57.35달러에 거래된 가운데 셰브런이 2% 가까이 상승했고, 엑손 모빌이 1% 이내로 올랐다. 애너다코 정유가 4% 이상 랠리했고, 마라톤 오일도 4% 선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일부 월가 전문가는 사우디 사태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인 강세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페더레이티드 글로벌 얼로케이션 펀드의 스티브 샤바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을 만한 이유가 없다”며 “기업 이익과 글로벌 경제 성장이 탄탄하다”고 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나선 가운데 북한의 군사 도발 리스크가 고개를 들었지만 이날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