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내년에는 중소형주가 강한 장이 올 것입니다."
국내 자본시장을 이끄는 대표적인 헤지펀드 선수들이 2018년 국내 주식시장의 기회를 찾기 위해 중소형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대형주 위주의 장세에서 추세적 흐름과 수급 변화, 정부 정책 등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낮은 이들이 빛을 발할 것이란 진단인 것이다.
7일 신한금융투자가 주최한 '2017 글로벌 헤지펀드 포럼'에서 국내 대표 헤지펀드의 수장들은 올해 초대형주로 쏠렸던 시장의 수급이 내년에는 중소형주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 2017 글로벌 헤지펀드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경균 신한금융투자 PBS사업부 마케팅팀장, 손준영 라이노스자산운용 CIO,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송성엽 브레인자산운용 대표, 김우형 아이온자산운용 대표, 김정우 쿼드 자산운용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사진= 우수연 기자> |
김정우 쿼드자산운용 대표는 "코스닥의 시가총액 240조 중에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헬스케어를 합친 30조를 합치면 12.5% 정도 수준"라며 "그외에는 올해 코스닥 종목들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이제 중소형주가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코스피와 코스닥의 영업이익 증가율에 주목했다. 내년 삼성전자 이익 전망 컨센서스를 40조~45조원 수준으로 볼 때 코스피의 이익 성장 기대율은 10% 내외라는 설명이다. 반면 코스닥 기업의 경우 내년 이익 성장율이 30% 수준으로 전망된다.
또한 수급상으로도 중소형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주장도 내놨다. 그는 "국내 전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에서 코스닥의 비중은 15% 정도"라며 "그중에서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비중이 2%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볼때는 수급상으로도 투자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도 이익증가율 측면에서 내년 시장의 방향은 중소형주로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상당한 이익증가를 나타낸 코스피 기업은 기저효과로 인해 추가적인 주가상승 모멘텀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
그는 "주식을 살 때는 올해보다, 기대치보다 더 많이 버는 기업을 사야하는데 코스피 기업의 높아진 눈높이는 내년에는 더욱 부담이 될 것"이라며 "반면 중국쪽 익스포져가 컸던 기업 위주의 중소형주는 기저가 낮아 담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통화정책의 관점에서도 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소형주 산업재 종목에 기회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글로벌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상당히 많은 신흥국 증시가 신고가를 기록중이고 유가도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국내 증시는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구간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오 업종의 경우 IT업종이 쉬어가는 국면에서 중간적인 지대에서 잠시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정도"라며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단순한 가치주보다는 기존에 수급이 비어있던 산업재 등 위주의 기업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내년중 국내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칠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미국 금리인상을 꼽았다. 디레버리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빠르게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경우 국내외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국내 가계부채는 소득 분위가 높은 계층의 대출이 많아 건전한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데, 금리 상승폭이 예상보다 커지게 된다면 내수 확장세는 꺾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심리적인 요인으로는 2009년 이후 10여년 동안 호황을 맞고 있는 미국 시장이 언제꺾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장기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말하면 미국이 꺾이기 이전에 국내시장이 먼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