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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수십억달러 규모 무기 주문"…방위비 부담 현실화

기사등록 : 2017-11-0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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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전략자산 획득, 방위능력 향상에 꼭 필요"
전작권 전환 맞물려 방위비 부담 증가 불가피

[뉴스핌=정경환 기자] 국빈 방한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주문했다"고 공식적으로 못박았다. 한국으로 하여금 미국의 첨단 무기를 구입하라는 우회적 압박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방위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7일 "기존 정부에서 합의했던 무기 구입 관련 부분은 지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며 "우리 정부에서는 최첨단 전략자산과 관련해 미국과 추후 협의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으로부터 수십억달러 규모의 무기 주문이 있었다는 발언에 대한 해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군사적 전략자산 획득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고, 한국이 상당한 부분을 획득하기로 했다"며 "(한국 측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이런 장비들을 주문했고, 이미 승인이 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첨단 정찰자산 비롯한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군사적 전략 자산 획득에 대해 한미간 협의를 시작키로 했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첨언하겠다며 나서서 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투기이든 미사일이든 미국의 자산들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군사적 전략자산 획득은) 한국에도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미국에서도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 장병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의 이 같은 자신만만한 태도는 한국의 방위비 부담 증가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9507억원을 방위비로 지급했는데, 향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에 따라 비용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당장 올해 말, 2019년 이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개시될 예정인데, 트럼프 행정부가 그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첫 번째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해 공정한 부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주둔 비용의 분담은 굉장히 중요하고 앞으로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도 있다. 방위비 분담금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한국으로선 무기 구입에 상당한 돈이 들어가게 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28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69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독자적 방위력을 토대로 한 전시작전권 환수는 우리 군의 체질과 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우리가 전작권을 가져야 북한이 우리를 더 두려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도 문 대통령은 "군사적 전략자산 획득은 우리 한국의 자체 방위능력과 한·미 연합 방위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첨단 전략자산은 우리가 그동안 얘기했던 핵 추진 잠수함과 최첨단 정찰 자산 두 가지로, 이는 우리 정부가 향후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 두 가지가 우리 정부에서 시작된 새로운 무기 구입 프로세스이며, 이전 정상회담부터 논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우리 군이 내년부터 5년간 투입할 총 국방예산은 238조원이다. 이 가운데 전작권 조속 전환을 위한 핵심 군사능력 확보 등 방위력 개선에 78조200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선제타격체계(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대량응징보복체계(KMPR)를 일컫는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등이 포함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바로 결론이 날 수 없는 사안이다"며 "무기를 구입할 수도 있고, 같이 개발할 수도 있는 그런 시스템으로, 이 부분은 기술적 측면부터 시작해서 같이 검토하고 논의해 나가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칙적 부분에 대해 승인이 났지만, 하나하나 풀어나가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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