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금융감독원의 임원 인사가 이르면 다음주 중 발표될 전망이다. 최대 관심은 수석부원장에 관료 출신이 선임되는가다.
관료 출신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금융위와 자주 소통해야 하는 수석부원장직 특성상 외부인사가 오기도 쉽지 않다는 현실론도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주 중 금융감독원 임원 인사가 발표될 전망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장 13일 정례회의에 해당 안건이 올라갈 가능성은 많지 않다"면서도 "그래도 이르면 다음주쯤 인사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은 수석부원장을 비롯해 부원장, 부원장보 등 총 13명의 임원이 사표를 낸 상태다. 이 중 서태종 전 수석부원장과 김수일 전 부원장 겸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이병삼 전 부원장보 등의 사표가 수리됐다.
최흥식 금감원장도 지난 9일 "이번에는 대폭 임원 인사가 있기 때문에 적격성 검사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되는데, 최대한 빨리 임원 인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기자실에서 금감원 채용 프로세스의 공정성 확보 및 임직원 비위행위 근절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최근 수석부원장 후보에는 이해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과 유광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 2일 성명서를 내고 관료 출신의 모피아 수석부원장이 임명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관료 출신들이 수석부원장 자리에 항상 오다 보니 내부 관리보다는 자리 유지에 더 많은 신경을 썼던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다 보니 내부에서 각종 비리가 발생하는데도 이를 적발해내거나 관리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관료출신이 아닌 교수나 민간 출신 인사가 오기는 어렵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의 독립성은 인정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석부원장은 금융위와 자주 소통해야 하는 자리"라면서 "만약 이 자리에 교수나 민간 출신이 오게 되면 금융위와 소통하며 일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 역시 "사실 그간의 적폐를 청산한다는 차원에서는 모피아 출신 수석부원장을 임명하지 않는 것이 맞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더욱이 내부 인사도 챙겨야 하는 자리인 만큼, 아예 외부에서 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한편 부원장급 인사에도 속속 하마평이 등장하고 있다. 부원장 겸 금융소비자보호처장에는 김헌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겸 보험학회장이 물망에 올랐다. 김 교수는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조지아주립대학교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금융감독원 자문위원과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현재는 금융위원회 옴부즈만으로 활동 중이다.
당초 금융소비자보호처장에 유력하게 거론됐던 최현자 서울대학교 교수는 교수직 임기가 10년 가까이 남아있어 부원장직으로 오는데 고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부원장직으로 오기 위해서는 서울대에 사표를 내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유력하게 거론됐던 최 교수가 3년의 부원장직을 역임하기 위해 10년 남은 교수직을 그만두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서 "김헌수 교수는 이력을 봤을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보험 전문이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 부문에서도 역할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담당, 시장담당 부원장에는 양현근 한국증권금융 부사장과 원승연 명지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