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반도체 업계에서 인공지능(AI) 제품 개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고 9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 판매가 주춤하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가 AI를 새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하드웨어(기기)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AI 시장은 매년 50% 성장하고 있다. 엔비디아, 인텔,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등 대형 기업 외에도 여러 신생 기업이 새로운 프로세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IDC에 따르면 전 세계 AI 관련 기기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출은 올해 120억달러에서 2021년에는 576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상당 부분은 데이터 센터가 차지한다. 2020년에는 데이터센터가 AI 관련 연산 처리 능력(capacity to AI-related computation)의 4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AI 기술은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의 '에코'처럼 기기가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데 중점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밖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방범 카메라 '네스트'처럼 낯선 사람과 익숙한 인물을 구별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페이스북은 AI를 광고에 활용한다. 이전 게시물을 분석해 사용자가 가장 관심있는 광고를 보여주는 식이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뿐 아니라 IBM, 마이크로소프트와 중국의 경쟁사는 문서 번역 등 AI 소프트웨어의 트레이닝(훈련)에 속도를 내기 위해 데이터 센터에 전문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대기업들은 소프트웨어가 이미지, 녹음, 문서 등 디지털 파일에서 패턴을 찾는 '딥러닝(심층학습)'이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트레이닝 데이터에서 의미있는 패턴을 식별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인터넷 기업은 트레이닝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단기간에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이 이 같은 노력을 지원하는 데 선두에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4년 역사의 대부분 동안 PC용 고급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들어 왔다. 최근 AI 소프트웨어 트레이닝에서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은 기존의 프로세서보다 처리 능력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용 GPU로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AMD는 AI 중심의 그래픽 처리장치인 라데온 인스팅트를 출시했다. AMD는 최근 어닝콜에서 중국의 주요 검색 엔진 바이두와 클라우딩 컴퓨팅 업체가 고객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기업들이 개발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직접 제작에 나서는 기업도 있다. 구글은 스스로 AI 가속기를 설계해왔다.
엔비디아의 이안 벅 가속 컴퓨팅 부문 책임자는 "이 분야는 시작했을 뿐"이라면서 "매 분기마다 발명하고 재발견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액과 순익이 모두 월가의 예상치를 모두 웃돈 것으로 나왔다. 특히 지난 12개월 동안 데이터 센터 매출액은 거의 3배 늘어난 약 16억달러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