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체 메신저, 항복?...카톡 서비스로 전환

본문내용

[뉴스핌=강필성 기자] 은행들이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자체 인스턴트 메신저를 포기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일부 은행이 카카오톡을 이용해 펀드 수익률, 비밀번호 오류 등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 달 6일부터 대고객 통지서비스를 카카오톡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문자 메시지로 제공되던 펀드 수익률, 비밀번호 오류 등을 모두 카카오톡으로 확대된다. 신한은행이 카카오톡과 손을 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썸네일 이미지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의 금융 상황을 알려드리고자 하는 취지로 이와 같은 서비스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결정에는 비용 문제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카카오톡 알림 서비스는 문자서비스 보다도 4분의 1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불어 스마트폰 이용률이 90% 이상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이용자가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는 것도 감안됐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챗봇인 ‘금융봇’을 선보였다. 카카오톡 1:1 채팅을 통해 금융업무 상담 및 질의 응답 기능을 선보인 것. KB국민은행 역시 올해 초 카카오 알림톡을 통해 공인증서 발급 관련문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시중은행의 분위기는 불과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상상이 쉽지 않았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1년 사이 자체 모바일 메신저를 앞다퉈 내면서 플랫폼 경쟁을 벌였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1월 '위비톡'을 출시했고, KEB하나은행도 하나맴버스 내 '하나톡'을 제공했다. KB국민은행 역시 '리브똑똑이'라는 메신저를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톡은 경쟁자에 가까웠다.

은행들은 이외에도 앞다퉈 번역 서비스나 더치페이 송금서비스 등을 내놨지만 이용률은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IT업계 관계자는 “메신저는 내가 아니라 상대가 이용하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한번 잠식된 시장에서 생존하기란 쉽지 않다”며 “은행이 금융 서비스를 토대로 메신저 시장을 너무 쉽게 봤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은행은 자체 메신저의 일 평균 대화나 이용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깔았다가도 지우는 이용자가 많아 대고객 알림 서비스를 제공할 수준은 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메신저를 토대로 생활형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도 지지부진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메신저는 이제 와서는 은행 측에서 특판 상품이나 이벤트 등을 안내하는 정도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카카오톡과 손 잡는 은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유일하게 자체 메신저를 내놓지 않던 신한은행이 카카오톡과 손 잡으면서 다른 은행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 뉴스핌 & Newspim.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NDA TV

더보기>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