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독일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 4연임에 나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위기를 맞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AP/뉴시스> |
지난 19일 자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이 지난 9월 총선 이후부터 벌여온 연정 협상이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협상 참여 정당들은 난민 문제와 환경규제 문제를 두고 막판까지 상반된 견해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민당 대표는 “협상에 참여한 정당들이 독일 현대화에 대한 공동의 비전이나 신뢰를 갖고 있지 않다”며 “불성실하게 통치하느니 통치하지 않는 것이 낫다”며 협상 포기를 선언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심각히 고민해보게 되는 날”이라며 “총리로써 독일이 앞으로 마주할 어려운 시간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정협상 결렬은 유로존 개혁에서부터 러시아나 터키에 대한 유럽연합(EU) 정책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며, 무엇보다 메르켈 총리의 4연임 구상에 적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일단 20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 마이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재선거 소집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재선거가 치러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재선거 일정은 내년으로 잡힐 전망인데 지난 총선에서 제3정당으로 급부상한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영향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주요 정당들이 선호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 정부에서 연정을 꾸렸던 사회민주당(SDP)에 다시 손을 내밀 가능성도 있다. SPD는 지난 총선서 패배한 뒤 일단은 연정 재참여를 배제한 상태다.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이 자민당이나 녹색당 중 한 곳과 소수 정부를 출범할 수도 있지만 지난 2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에서 소수정부가 탄생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