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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해병대 수류탄 자폭사고 수사과정 의혹 풀어야"

기사등록 : 2017-11-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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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범준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방부 장관에게 수십년 전 해병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수류탄 자폭 사고에 따른 당시 수사과정에 대해 재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공상재심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1985년 8월7일 해병대 모 사단 방위병로 해안초소에서 근무하던 A씨는 다른 병사 B씨를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병사 오인해 총을 쏘고 수류탄으로 자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B씨는 이날 사고로 발목 관통상을 입었지만 입원치료를 받지 못한 채 A방위병 살해 혐의로 헌병대 유치장에 구금 수사를 받았으며, 결국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발목과 허리 등에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조사 당시 알몸으로 의자에 올려져 쇠파이프 등으로 고문·폭행 당하고 허위 자백을 강요당했다면서 올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공무상병인증서와 병상일지에 따르면 사단헌병대는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진정인을 군 병원에 최초 입원시킨 사실이 인권위 조사 결과 확인됐다.

당시 헌병으로 근무했던 C씨는 "진정인이 취조실이 아닌 헌병대 당직실 골방에서 성명이 기억나지 않는 2~3명의 부사관에게 폭행당하는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면서 "잠시 후 진정인이 알몸 상태로 나왔는데 온 몸이 시퍼렇게 멍든 모습이었으며 발목 관통상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 피가 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사고가 발생한 해당 부대 연대장 전령(당번병)으로 복무했던 D씨 역시 "헌병대 수사 결과 진정인이 방위병을 괴롭힌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연대장과의 통화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인권위는 헌법 상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보는 한편 "참고인들의 진술에 비춰 진정인의 주장이 상당히 신뢰할 만하기 때문에 당시 수사 중에 발생한 고문·폭행 등에 대한 면밀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재조사 의견표명을 결정했다.

당초 인권위는 해당 사건이 이미 1년이 경과하고 진정이 제기돼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에 따라 각하 처분했다. 하지만 이후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해 의견 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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