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이고은 기자]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강진 이후 피해 보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풍수해보험이나 화재보험의 지진특약의 가입률이 낮아 실제 받는 보상의 범위는 한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한반도가 지진에서 안심할 수 없음에도 그동안 지진을 ‘남 일’로만 대해왔다고 지적한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진도 5.4의 강진으로 외벽이 훼손된 포항 한동대학교 캠퍼스 건물 /이형석 기자 leehs@ |
23일 포항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피해액은 22일 0시 기준 775억96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지진보험금 청구건수는 16일 기준으로 300여건에 그쳤다. 지난 경주 지진(진도 5.8) 때도 보험사를 통한 보상은 43억1000만원(638건)으로 전체 피해액의 절반 이하를 밑돌았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지진 역시 보험금 지급액이 실제 피해액과는 상당히 동떨어져있을 거라 예상한다. 지진보험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지진관련 보험시장의 보험료(침투도)는 0.001295%였다. 미국(0.009458%)은 한국의 7배, 이웃한 일본(0.44381%)이 34배라는 점과 비교해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지진보험의 가입이 낮은 이유로 지진에 대한 무관심을 꼽는다. 지진위험을 관리하고자 하는 수요가 적기 때문에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것.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화재보험의 지진특약 가입은 2893건으로 전체 화재보험에서의 가입율이 0.6%에 지나지 않았다. 재물보험 역시 전체 318만9753건 중 지진특약은 18만4440건(5.8%) 뿐이었다. 풍수해보험 가입자 중 지진을 담보하는 계약도 31만4643건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 손해보험료율산출기구에 따르면 일본의 지진보험 보유계약 건수는 올해 6월 기준 1782만3002건이었다. 일본의 지진보험 역시 계약자가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임의보험이 기본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확연한 차이다.
여기에 지진과 관련한 기반 연구가 불충분하다는 점도 지진보험 관련 시장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한국은 활성단층 지도나 국가지진 위험지도 등도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상황이다.
◆ 경북 활성단층 조사, 경주 지진 10개월 지나 연구기관 선정
지난 9월 경주 대지진 직후 국민안전처는 경주 등 경북지역과 대도시 활성단층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연구기관 선정은 경주지진이 발생한 지 10개월이 지난 올해 7월에나 이뤄졌다. 국가지진 위험지도 표준화 작업 역시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작년 경주지진이 나기 전만해도 한반도는 지진안전지대라는 얘기가 있었다”며 “그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지진 연구에 투자를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유지호 보험개발원 손해보험부문 부문장은 “지진기반 연구를 통해 지진예측력이 좋아진다면 당연히 요율산출에도 도움이 된다”며 “현재는 지진보험 지급 실적도 적다보니 관련 통계도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보험개발원에서는 부족한 국내 데이터 뿐만 아니라 해외 선진국의 데이터를 활용해 지진관련 보험요율을 산출하고 있다. 풍수해보험이나 화재보험의 지진특약 등이 이런 방식으로 개발됐다.
일각에서는 민간보험회사가 담보하기에 지진의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진은 발생주기도 길고 발생 시 피해도 크기 때문에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품"이라며 "풍수해보험같은 정책성 보험이 있긴 하지만 화재보험의 지진특약 같은 경우는 민간보험회사의 부담으로만 두면 가입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이고은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