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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도의 잃은 '오스템임플란트'

기사등록 : 2017-11-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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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지완 기자] 한때 시가총액 1조원을 웃돌던 국내 임플란트업계 1위기업 오스템임플란트가 기본적인 회계원칙을 따져보지도 않은채 경쟁사들이 선수금을 매출액으로 반영하는 '불법적인 회계처리'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하며 최근 다시한번 파문을 일으켰다.

이 회사는 경쟁사들의 불법적인 회계처리를 눈감아 준 금감원, 상장심사를 통과시킨 한국거래소, 감사의견 '적정'을 준 회계감사, 실적 호평 리포트를 낸 증권사 애널리스트까지 모두 비난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근 5페이지 분량의 보도자료를 통해 경쟁사의 회계처리 방식을 '불법'으로 다시한번 규정했다. 문제를 제기한 시점도 절묘했다. 이 때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어닝쇼크를 기록해 공매도가 급증하고, 외국인지분이 급감하던 시기였다. 반대로 경쟁사들은 호실적을 내놓으며 주가 상승과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던 상황이다.

하지만 취재가 시작된 지 얼마 안돼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오스템 주장과는 달리 경쟁사인 디오와 덴티움은 계약과 동시에 계약물품 전체를 해당 치과로 보내 선수금으로 처리할 부분이 없는 상황. 결국 회사의 운영, 영업방식이 달랐을 뿐이다. 경쟁사들은 얼마받을지 정확히 계산이 되는 상황에서 임플란트 자재 공급 의무를 다했다고 판단해 매출로 인식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과거 회계처리 논란에서 반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한 논리로 다시한번 경쟁사들을 불법 회계처리 기업으로 오명을 씌운 꼴이 됐다. 시총 1조원 규모의, 임플란트업계 1위 기업이라 하기엔 다소 무책임한 주장과 발언이다. 또 개별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도외시한 행위이기도 하다.

그들은 애초 경쟁사에 문제를 제기했던 '불법적인 회계처리'가 아닌 것으로 판명나자 경쟁사들이 억지로 매출을 부풀리기 위해 당장 필요치도 않은 임플란트 자재를 치과원장실에 쌓아놓는 식으로 영업행위를 한다는 쪽으로 언론대응 전략을 바꾸기도 했다.

결국 계약 물건을 치과에 보낼 때마다 매출로 인식하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영업방식이 업계표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애초에 이런 주장이라면 최초 문제제기시 영업방식·운영방식이 달라 회계처리가 다르다고 어필했어야 했다. 그리고 국내외 유사한 매출 및 회계처리 관행을 조사해 확인된 문제들을 적시했어야 했다. '불법'이란 단어가 경쟁사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용어 사용에도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중견 법무법인의 상법전문 변호사 역시 치과가 임플란트를 개별건으로 계약할 때보다 패키지 계약을 할 때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이는 상호합의에 의한 계약으로 봐야한다고 평가했다.

논란을 전후로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경쟁사들의 타격과 불만은 상당히 컸다. 이들은 "오스템이 이 같은 내용으로 금감원에 투서를 해 당시 비상장사였던 덴티움은 한국공인회계사회로부터 5개월간의 금감원 위탁감리를, 디오는 무려 1년8개월 금감원 감리를 받았다"는 토로했다.

또한 "금감원으로부터 교환·반품이 많은 임플란트 업계 특성을 반영해 높은 비율의 대손충당금을 쌓고, 회기말까지 교환이 이뤄지지 않은 물량만큼은 매출차감 지시를 받았다"며 "금감원 감리결과 어떠한 회계처리 불법성도 없었다"며 답답해 했다.

결과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는 기본적인 회계원칙도 확인하지 않은 채 경쟁사를 '불법'으로 규정, 경쟁사 실적잔치에 재를 뿌린 셈이 됐다. '아니면 말고'식의 주장이 아닌, 임플란트 1위기업다운 품격과 책임있는 자세를 기대해 본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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