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부동산 보유세 인상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집값이 요지부동이자 작심하고 보유세 인상을 거론했다. 보유세 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과거보다 발언 수위도 높아졌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동연 부총리는 최근 한 강연회에서 정부는 보유세에 대해 나올 수 있는 시나리오를 검토했고 어떻게 시행할지에 대한 준비도 마쳤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서울 집값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집값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준비해둔 시나리오대로 대응하겠다고 발언했다. 보유세 인상이 임박했다고 예고한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8.2 부동산대책'에도 서울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지도 않고 내리지도 않는 상황"이라며 "부총리가 강력한 메세지를 시장에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동연 부총리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 관련 발언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정부가 8월2일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난 9월 부동산 투기 억제책으로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김 부총리는 9월1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유세를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대책을 사용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며 "보유세 도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종합대책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
김 부총리 발언은 10월 들어 미묘하게 변했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부동산 시장은 정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아서다. 다만 이때도 김 부총리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보유세 문제를 얘기했다.
김 부총리는 10월1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종합부동산세나 재산세 등 보유세도 어떤 시나리오가 있는지 먼저 검토해놓고 정책 변수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튿날 국회에서 열린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김 부총리는 또 "보유세 문제 제도 개선은 어떤 식으로 할지 여러가지 시나리오는 실무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가 최근 보유세 인상 발언 수위를 높였지만 정부가 연내 부동산 보유세 인상 카드를 꺼내진 않을 전망이다. 현재 기재부는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이 무난히 통과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보유세 인상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