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중국판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으로 통하는 중국 증시의 대표 IT 종목 BATs(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이 연초 이후 실리콘밸리의 경쟁사들보다 높은 주가 상승을 기록했지만 버블이 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알리바바 <사진=블룸버그> |
고공행진하는 주가수익률(PER)에도 수익성을 버팀목으로 오르는 FANG와 중국의 BATs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이다.
2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연초 이후 117%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했다. 같은 기간 텐센트가 127% 랠리했고, 바이두는 51.6% 뛰었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의 FANG이 올들어 62%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중국 IT 대표 종목에 집중된 매수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같은 기간 MSCI 중국 지수가 55.6% 급등한 것도 BATs가 제공한 상승 동력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앞으로 주가 전망이다. 상당수의 월가 투자은행(IB)들이 추가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버블이 무너질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됐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MSCI 중국 지수의 IT 섹터 밸류에이션은 35배에 달했다. 이는 8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는 뉴욕증시의 IT 섹터 밸류에이션 20을 두 배 가까이 앞지르는 수치다. FANG의 밸류에이션이 섹터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BATs의 주가 수준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MSCI 중국 지수의 소매 섹터 밸류에이션이 45배에 달한 데 반해 나머지 섹터가 15배를 기록해 양측의 간극이 사상 최고치로 벌어진 데 주목했다.
중국의 소비 시장 성장에 대한 베팅을 제외한 나머지 섹터의 밸류에이션이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를 근거로 볼 때 중국 IT 섹터가 버블 영역이라는 주장에 더욱 설득력이 실린다고 소시에테 제네랄은 주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보다 구조적인 측면의 리스크를 제시했다. 신용위기 없이 중국이 소비자 경제 체제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중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이날 4% 선을 넘으면서 신용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다. 중국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3여년간 4%를 밑돌았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리스크가 중국 증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강한 주가 랠리를 연출한 IT 섹터가 가파른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FT는 경고했다.
중국 주식시장은 IT 소비 섹터를 중심으로 내수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지만 국채시장은 신용 리스크를 예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