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LG전자가 카메라를 인공지능(AI), 로봇에 이은 3대 중장기 먹거리로 삼는다. 카메라가 최근 스마트폰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과 가전에도 탑재되는 추세여서 여러 사업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1일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 컨버전스센터 산하 카메라연구실을 확대 개편한 카메라선행연구소를 신설했다. 연구실을 이끌던 지석만 책임연구원은 카메라선행연구소장을 맡으며 상무로 승진했다. 연구실이 임원급 조직인 연구소로 격상되면서 구성원도 늘어날 전망이다.
카메라선행연구소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비롯해 자율주행차용 지능형운전보조시스템(ADAS) 카메라와 영상 처리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각 사업본부 연구소에서 향후 1~2년 내 나올 제품을 개발하고, 박일평 CTO(사장) 산하 컨버전스센터에서는 5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핵심기술을 연구한다. 지난 6월에는 컨버전스센터에 인공지능(AI)선행연구소와 로봇선행연구소를 세웠다.
LG전자 주요 제품에 카메라를 공급하는 LG이노텍도 내년도 인사에서 문혁수 광학솔루션연구소장을 전무로 승진시키며 카메라모듈 개발에 힘을 실어줬다.
ADAS 전방 모노 카메라 개념도 <사진=LG전자> |
LG전자가 카메라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카메라가 향후 자동차를 비롯한 가전, 로봇에 적용돼 사물을 판독하는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광학 기술뿐만 아니라 신호 처리 속도가 빠른 칩과 더 효율적인 소프트웨어 알고리즘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ADAS에서 카메라는 레이더로 인식이 불가능한 차선이나 표지판 정보를 읽어낸다. 이를 통해 차선이탈 경보, 차선이탈 복귀가 가능해진다. 급정거시에도 갑작스러운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카메라가 이를 인식한다.
ADAS에 탑재되는 카메라 대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 차량부품(VC)사업본부는 지난 6월 벤츠에 ADAS 전방 모노 카메라를 수주했다. 렌즈를 두개 장착한 스테레오 방식 ADAS 카메라도 벤츠와 함께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카메라에 공을 들여왔다. 2015년에는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V10'에 전면 듀얼카메라를 적용하고 올해는 'V30'에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 소재의 F1.6렌즈를 장착했다.
이밖에도 LG전자는 카메라를 가전제품과 로봇에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휘센 듀얼 에어컨에 카메라를 탑재해 사람이 있는 곳을 인식, 선택 냉방이 가능케 했다.
로봇청소기의 경우 카메라 3대를 탑재해 집안을 모니터링하고 스스로 집안 구조를 학습한다. 올해 처음 선보인 로봇에는 3차원(3D) 인식이 가능한 카메라와 레이더, 초음파 센서를 적용해 자율주행기술을 구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카메라선행연구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개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자동차용 카메라에 개발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