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과도한 금융시장의 열기를 식히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연준의 금리인상 정책이 그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라서 주목된다. 이와 함께 미국 전 공화당 경선주자 론 폴도 자산거품을 경고하고 나왔다.
지난 3일 자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는 이날 발간한 분기보고서에서 연준이 지난 2015년 말 이후 금리를 모두 4차례 올렸지만 자산 가격을 보면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는 식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정책 변화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경로가 금융시장이기 때문에 금융자산 가격의 동향은 정책효과를 가늠하게 해 준다는 것이 BIS의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 기업과 가계의 조달금리가 올라가고 이는 주식시장을 진정시키면서 주가가 적어도 정체하거나 하락한다. 그렇지만 최근 금리 인상에서 이러한 일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BIS는 진단했다.
BIS 통화경제국장 클라우디오 보리스는 "금융시장이 긴축정책을 실현할 주요한 전달경로이라면, 결과적으로 긴축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달비용을 올리지 못해서 기업과 가계가 계속 부채를 늘이면 향후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 자체가 지난 2008년처럼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 BIS의 우려다.
보리스 국장은 "위험선호가 장기적으로 지속할수록 대차대조표에 담기는 자산의 위험은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BIS는 현재와 2004~2006년 연준의 금리 인상사이클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시장금리를 떨어졌다. 이는 당시 연준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이 수수께끼라고 부르면서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로 회자됐다. 당시 금융환경이 크게 완화했고 이는 금융 위기를 불러왔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의 전 공화당 경선주자 론 폴도 자산거품을 경고하고 나섰다. 론 폴 전 하원의원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도처에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폴은 "채권과 주식시장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반영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 급등 또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타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폴 전 의원은 "(커다란 증시 조정이 있었던) 1920년대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원자재 가격은 오르지 않았지만 증시만 상승했다"며 "지금의 인플레이션 환경이 닷컴버블이나 주택시장 붕괴 당시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물가지표에 왜곡이 있다"며 "증시에 대규모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