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정한 기자] 법인세·소득세법 개정안 등 예산부수법안이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집권여당이 강조한 '초고소득자·초대기업 핀셋증세'가 가능해졌다. 야당과의 협상을 주도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가 추구한 것은 다 됐다"고 평가했다.
2018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사흘 넘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본회의 정회를 선포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정부는 당초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기업에 현 22%인 최고세율을 25%로 올릴 것을 제안했지만, 야권이 반발이 심한데다 여야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작년에 이어 법인세 인상이 올해도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국회는 지난해 2017년 예산안 처리 당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최대 쟁점 사안인 법인세 인상 논의를 접고, 대신 소득세에 한해 ▲과세표준 5억원 초과구간을 신설하고 ▲최고세율을 40%로 올리는 선에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4만6000명의 초고소득자들이 연간 6000억원의 추가 세금 부담을 졌다.
반면,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올해 법인세 과표구간을 '2000억원 초과(정부안)' 대신 1000억원 올린 '3000억원 초과'로 일부 조정하는 한편, 최고세율은 25%를 반영해 실리를 챙겼다. 또한 과표구간 상향 조정으로 과세 대상 기업 수도 129개에서 77개로 줄어 여당 입장에서도 부담을 덜게 됐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공약을 달성한 것은 물론, 대기업 친화정책을 썼던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이전 수준으로의 복귀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과 기업이 추가 부담해야 할 연간 세금은 각각 1조1000억원, 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야 간 핵심쟁점이었던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그리고 아동수당 도입도 원안보다는 부족하지만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예산안 통과까지 법정 시한을 넘기는 등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목표했던 항목이 빠지지 않고 모두 반영됐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문 정부의 '사람 중심' 예산 기조를 반영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정책의 큰 틀을 무리없이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