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삼성중공업이 실적악화를 예고하면서 전일 주가가 폭락했다. 증권사들도 잇따라 목표가를 낮추고 투자의견을 보수적으로 바꾸고 나섰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중공업은 28.89%(3640원) 하락한 896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10시3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90%(260원) 내린 8700원에 거래되며 이틀 연속 하락세다.
최근 수급을 보면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졌지만 주가가 급락한 당일 대거 ‘손절’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이 팔아치운 삼성중공업의 주식은 각각 753만주, 406만주로 총 1159만주에 이른다.
이에 증권사들 역시 삼성중공업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투자의견도 보수적으로 바꾸고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만5000원에서 1만1500원으로 떨어뜨렸다. 키움증권도 기존 1만3000원에서 1만원으로 내렸다. 유진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에서 ‘보유’로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1만6000원에서 1만원으로 확 낮췄다.
시장에선 삼성중공업에 대해 추가 수주 증가 요인이 없다는 점과 수익성 우려로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상선 분야 인력을 대거 정리하는 등 해양산업위주의 잘못된 전략을 구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3개월 삼성중공업 주가추이 <자료=네이버> |
이상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추가 원가증가요인이 해소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올해 수주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은 적어도 2019년까지 요원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잘못된 전략으로 상선 분야 인력을 대거 정리해 경쟁력을 스스로 잃게 됐다”며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 발표로 인한 투자심리 훼손과 상선분야 집중력 저하는 삼성중공업의 단기적인 주가 전망을 흐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어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삼성중공업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며 ”발생 가능 비용을 대부분 반영했고, 신규 수주도 수익성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밝혀왔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분기 손실 발생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건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전일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며 “매출급감에도 고용유지라는 사회적 요구와 노사합의 지연으로 구조조정 계획이 차질을 빚었고 손익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삼성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이 긍정적이고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어 성급한 매도는 자제하라는 조언도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업황회복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에지나 FPSO 공사에서 대규모 추가원가가 발생하지만 않는다면 이번 유증은 재무구조 정상화로 가는 마지막 진통일 수 있다”며 “서둘러 팔기보단 상황을 관망하며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도 “가시적인 실적 부진과 유상증자 이슈는 부정적이나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업황 개선을 확인하면서 접근하는 전략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지난 5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매출액 7조9000억원, 영업적자 4900억원을 예상했다. 내년 전망치도 매출액 5조1000억원, 영업적자 2400억원으로 발표했다.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도 발표했다. 이는 내년 2월 공모사채 만기상환 대응(5000억원), RG 발급여건 개선을 위한 자본확충, 금융기관들의 여신축소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관측된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이 유입되고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것은 긍정적이나 주식수가 늘어나는 것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보통주 주식수가 3억9000만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1만원 수준에 결정될 경우 현재 주식수의 약 38%인 1억5000만주가 증가하게 된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