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가치가 급등하자 신생 가상화폐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600여개에 불과했던 가상화폐가 1년만에 두 배 이상 늘어 1300종을 넘었다. 하루에 2개꼴로 새 가상화폐가 나왔다는 얘기다.
7일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캡마켓에 따르면 이날 현재 등록된 가상화폐 수는 1335종이다. 이는 지난해 말 644종에서 두 배로 늘어난 것. 지난 2009년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후 7년간 만들어졌던 가상화폐보다 올 한해에 더 많은 가상화폐가 만들어졌다.
특히 올 하반기에만 약 500여종의 가상화폐가 집중적으로 탄생했다. 그야말로 자고 나면 가상화폐가 두 개씩 태어난 것.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힐에 등록된 ICO(Initial Coin Offering) 진행 건이 120여종을 훌쩍 넘는다.
곧 IOC를 진행할 가상화폐 수도 110여종에 이른다다. ICO는 가상화폐 기술을 공개하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IPO와 유사하다.
하지만 정작 가상화폐의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의 차별성이나 발전은 거의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ICO를 진행 중인 가상화폐의 90% 이상은 모두 이더리움의 스마트컨트랙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는 것.
블록체인이 최신 기술이라고는 하지만 기존 가상화폐의 기술이 모두 공개돼 특허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에 그대로 베끼는 형태의 가상화폐도 봇물 쏟아지듯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ICO 정보 공개도 기술에 대한 내용보다는 거래 가치에 대한 전망 일색이다. 1년 내 0.1비트코인의 가치를 지니게 되리라는 전망부터 유명인 몇 명이 이 가상화폐 네트워크에 참여했다는 홍보가 지배적이다.
이렇다보니 실제 가상화폐가 출시된 이후에는 기술적 지원이 끊기는 ‘한탕’ 식 가상화폐도 적지 않다. ICO가 이뤄질 경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최초 화폐를 발행하는 가상화폐 제작자는 이른바 ‘대박’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 차별성보다 마케팅이 중요한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무분별한 가상화폐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다 보니 전세계적으로 사기 사건도 잇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CO가 잇따라 성공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최초 클라우드펀딩으로 200억원 이상의 투자금율 유치한 이더리움은 시총 45조원을 넘어섰다. 코모도, 아크, 스트라티스 등의 가상화폐도 ICO에 성공한 이후 투자자에게 막대한 차익을 안겼다. 그렇다보니 기술검증이나 장래 전망보다도 당장 수익이 주요 관심거리가 됐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화폐로 인정받느냐의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거래되고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극히 일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장미빛 꿈을 꾸고 ICO에 투자하거나 신규 가상화폐에 투자할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사실상 ICO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자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ICO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제하거나 감독할 방법은 전무한 실정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