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명실상부 중국 최고의 셀러브리티라고 할 수 있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최근 각종 가십에 휩싸였다. 마윈은 침묵을 지키는 일반 유명인사와 달리 신문과 인터넷상의 여러 '뜬소문'에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 눈길을 끈다.
마윈 알리바바 대표는 5일 폐막한 우전(烏鎮) 세계 인터넷 대회 직후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소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자오웨이 사건, 회식 '왕따' 등 최근 부정적인 사태에 자신이 연루되면서 오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난 자오웨이랑 안친해. 10번도 안만났어"
최근 중국 인터넷과 매체를 가장 뜨겁게 달군 마윈 관련 소식은 '절친'으로 알려졌던 자오웨이(趙薇)와의 관계 부인이다.
마윈은 "내가 자오웨이랑 직접 만난 것은 10번도 채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오웨이와 알게 된 것도 최근 2~3년 전에 불과하다"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마윈의 발언은 자오웨이가 최근 위법한 기업 지분 투자로 곤경에 빠져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로 유명한 자오웨이는 그간 각종 기업과 상장사에 투자하면서 막대한 자산을 모았다.
그러나 자오웨이는 지난해 남편 황유룽과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A주 지분 투자에 나섰다가, 결과적으로 많은 개인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혔다. 이 사건으로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향후 5년간 주식투자 금지 처벌을 받았고, 여론의 질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여자 버핏'으로 승승장구할 당시 마윈 등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기업 총수와 여러 유명인과의 친밀한 관계도 자주 화제가 되곤 했다.
특히 자오웨이가 지분투자로 처음 거액을 쥐게 된 투자 대상이 알리바바의 자회사 알리픽처스다. 그간 마윈과 함께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널리 퍼지면서 마윈과의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윈이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자오웨이와의 친밀한 관계를 부정하면서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 중국의 네티즌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마윈과 자오웨이의 사진을 10장 이상 찾아내 마윈의 발언에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네티즌이 찾아낸 마윈과 자오웨이의 사진. 인터넷 상에 유포된 마윈과 자오웨이가 함께 찍은 사진은 10장이 훨씬 넘는다. |
10장이 훌쩍 넘는 함께 찍은 사진 외에도 마윈과 자오웨이의 '남다른' 관계를 짐작하게 하는 사건들도 많다.
둘과 관련된 각종 뉴스를 종합해 보면 마윈이 자오웨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불과 2~3년 전이 아닌 적어도 2013년 7월께로 추측된다. 당시 마윈과 자오웨이는 기공(氣功) 대사(大師)로 유명한 왕린(王林)을 함께 방문했다.
이듬해인 2014년 1월에는 자오웨이가 마윈과 함께 수묵화 작품을 그리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해 6월에는 자오웨이,황유룽 부부가 알리바바의 헝다축구 클럽 투자 발표회에 참석했다.
2014년 연말 자오웨이와 황유룽은 알리바바 픽처스 지분에 투자, 2대 주주에 올랐다. 알리바바 픽처스 투자를 통해 자오웨이는 10억 홍콩달러(약 1400억 5000만 원)의 순익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2월에는 자오웨이는 백혈병환우돕기 기금 대사의 자격으로 항저우를 방문했다. 당시 알리바바그룹은 이 기금에 100만 위안을 기부했고, 행사에 마윈이 직접 참석했다.
이후에도 자오웨이와 마윈은 각종 공식행사와 개인적 일정에 자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1월에도 자오웨이는 무술 연기로 유명한 이연걸(리롄제), 유명 대만 가수 나잉, 중국 유명 가수 왕펑 등과 함께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각종 '증거'에도 마윈이 자오웨이와의 친분을 부인한 것에 배경과 원인에 이목이 쏠리고 있고, 인터넷 상에서는 논란과 소문이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 "아무도 날 초대하지 않았지만, 내가 마음만 먹으면 세계 명사를 다 모을 수도 있어!"
중국 최고의 IT기업 대표들이 모인 우전 인터넷대회 뒷풀이 회식 자리. 마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큰 화제가 됐다. |
5일 중국 저장성 우전(烏鎮)에서 열린 세계 인터넷 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첨단 기술의 향연과 국내외 유명 인사의 방문보다 '마윈의 회식 불참'이 더욱 화제가 됐다.
딩레이 넷이즈(網易) 대표 올해 대회에도 넷이즈가 직접 기른 최상급 돼지고기 요리로 중국 인터넷 '강호'의 고수들은 초대해 연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마화텅 텐센트 이사장, 리옌훙 바이두 대표, 장차오양 소후 이사장, 저우훙이 치후360대표, 장이밍 진르터우탸오 CEO 등 중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IT 기업 대표들이 모두 모였다. 회식은 두 차례로 나뉘어 열렸고, 레이쥔 샤오미 대표, 청웨이 디디다처 대표 등 첫날 연회에 참석하지 못했던 유명 IT 기업 대표들도 두 번째 연회에는 대부분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회식 후 촬영된 기념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됐는데, 이번 행사의 '호스트' 격인 마윈의 얼굴이 정작 보이지 않아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증폭시키게 됐다. 이 밖에도 여러 기업인들이 여러 차례의 개인 적인 모임 성격의 회식을 마련했는데 마윈은 그 어디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마윈이 왜 '회식'에 참석하지 않았는지를 두고 인터넷 상에서 갑론을박 논쟁이 확산됐고, 마윈이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섰다.
그는 "행사의 주인격인 내가 먼저 회식 자리를 마련하지 못해 우선 미안한 마음이다. 모두들 'enjoy yourself' 하길 바란다. 나는 일이 너무 바빠서 회식은 생각지도 못했다. 물론 나를 초대해 준 이도 없었지만! 누가 초대를 해줘도 내가 갈 시간이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기업 총수와이 회식이 그에게 중요한 일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상에서 "마윈이 회식 왕따를 당했다","마윈 힘내라!" 등 동정어린 여론이 형성되자 마윈은 "내가 그깟 밥 한 끼에 충격을 받을 것 같으냐! 웃기지 마라! 내가 회식을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세계적 인물들을 다 한자리에 모을 수 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후 네티즌들은 마윈이 만나온 세계적인 인물과 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앞다퉈 찾아내며 마윈이 '저력'을 대신 '과시'하기도 했다.
중국의 한 매체는 우전 인터넷 대회의 '실제' 분위기를 상세하게 전하며 마윈이 '회식 왕따'를 당한 사소한 일에 전혀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고 마윈을 '대신해'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세계 인터넷 대회에 중국에서 손꼽히는 IT 대표 '선수'들이 운집했지만 그 누구도 마윈의 권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진핑 등 국가 지도자들이 현장에서 행사 시찰에 나설 때도 제일 처음 찾는 장소는 알리바바의 전시공간이고, 이곳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른다. 알리바바와 함께 3대 중국 IT 대표로 꼽히는 텐센트와 바이두는 알리바바의 뒷 순서다. 올해 행사에서 마화텅 텐센트 대표는 40분이 넘게 서서 지도자들의 방문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기타 징둥닷컴, 치후360, 넷이즈 등은 아예 지도자들의 관심을 받지도 못했다고 한다.
류창둥 징둥닷컴(京東) 회장은 매년 국가 지도자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전시장 맨 앞을 지키고 있지만 매회 '외면'을 당했다고. 류창둥 회장이 지도자들의 뒷모습을 쓸쓸하게 바라볼 때 시 주석의 옆에서 그들을 안내한 인물은 바로 마윈 회장이였다.
◆ "류창둥과 밀크티 소녀 스캔들을 내가 퍼트렸다고? 난 누군지로 몰랐다"
마윈은 이 밖에 자신을 둘러싼 각종 소문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이른바 '밀크티 소녀 스캔들'에 대해서도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자세한 내막을 밝혔다.
'밀크티 소녀'는 현 류창둥 징둥닷컴 대표의 부인으로, 칭화대학교 재학 당시 학교 매점에서 찍힌 밀크티를 들고 있는 청순한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이후 많은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류창둥 대표와 결혼했다.
"류창둥 징둥닷컴 대표와 '밀크티 소녀' 장쩌톈(章澤天)이 사귄다는 소문이 났을때 많은이들이 내가 소문을 내고 다닌다고 생각했다"고 마윈은 회고했다.
그는 "심지어 마화텅도 내가 한 짓이냐고 묻더라. 당시에 류창둥 본인도 웨이보(중국 SNS)에 나를 범인으로 지목했었다. 난 당시에 밀크티 소녀가 류뤄잉(밀크티라는 별명을 가진 여자 연예인)인줄 알았다"고 소문을 부인했다.
마윈은 "비즈니스는 '전략,전술,서비스'의 공정한 경쟁을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 사실이 아닌 소문으로 상대방을 흠집 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소문에 일침을 가했다.
또한 "큰 인물은 그들 만의 큰 세계가 있다. (덩치가 커진) 알리바바는 결코 여론을 더럽히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이 커지면 자신 만의 경지와 구도에 오르게 된다. 경지와 구도에 오르게 된다고 반드시 훌륭한 기업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 만의 구도와 경지가 없는 기업은 죽고 만다"며 알리바바 그룹과 자신이 대중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