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현 기자] 낮은 수익률에도 보수만 꼬박꼬박 챙겨간다는 비판에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아온 공모펀드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책을 내놨다.
앞으로 투자자들은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 뱅크, 농협 등 상호금융기관, 우체국에서도 기존 판매사들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공모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투자하려는 펀드의 최근 수익률이 어땠는지, 어떤 전문성을 갖춘 매니저가 운용하는지, 보수를 제외한 실제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지 등 필요한 정보를 ‘투자자’가 알기 쉽게 공개하기로 했다. 또 판매사와 운용사별로 수익률을 비교·분석한 세부적인 결과도 공개된다.
13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뢰받고 역동적인 자산운용시장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자료=금융위원회> |
당국은 우선 중개업자에 불과하면서도 사실상 판매망을 과점하면서 적절한 투자 자문 역할을 하지 못하는 판매 시장을 확대해 경쟁 체제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기존 은행, 증권사 외에 우정사업본부, 인터넷 뱅크, 상호금융기관에서도 펀드를 가입할 수 있게 했다. 정부기관인 우체국은 인건비 등 관리비용이 적고, 인터넷 뱅크는 대면 상담과 투자 권유가 생략돼 저비용으로 펀드를 팔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당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펀드 판매시장에서의 ‘메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공모펀드 투자자들이 가장 답답해했던 '깜깜이' 정보 문제도 해소된다. 지금도 개별 펀드의 수익률과 비용 등은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공시중이지만, 비교·분석 자료가 없어 공시를 제대로 활용하는 투자자는 별로 없다.
앞으로는 판매사․운용사의 펀드 수익률을 유형별로(액티브주식형 펀드 등) 비교 분석해 금투협 보도자료 형태 등으로 주기적으로 공개한다. 펀드 유형별로 수익률 최상위 회사를 공개해 판매사와 운용사가 수익률 제고를 위해 노력할 유인을 준다.
<자료=금융위원회> |
또한 투자자들이 ‘좋은 펀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쉽고 구체적인 펀드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 규제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표준 간이투자설명서를 마련하고 이를 기초로 판매 과정에서 반드시 설명하도록 한다. 복잡한 보수, 수수료 등을 합산해 단일 가격으로 표시하게 해 펀드 투자에 필요한 ‘비용’이 얼마인지 명확하게 인지시킨다. 투자위험등급, 펀드 수익률 추이, 매니저 정보 등 투자 결정을 위한 핵심 정보는 설명서 맨 앞에 일목요연하게 알린다.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유리한 펀드가 아닌 자사의 수익을 위해 펀드를 파는 행위도 막는다. 추천펀드 선정·배제시 그에 따른 기준과 이유를 함께 공시하도록 의무화한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계열 운용사의 펀드를 과도하게 판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행 50% 이내로 제한돼 있는 계열사 판매 규모를 오는 2022년까지 연 5%씩 감축해 25%까지 낮춘다.
펀드명 맨 뒤에 붙어 판매보수·수수료를 알리는 클래스(A, C등)를 투자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다. 예를 들어 펀드 A클래스는 '장기투자형', C클래스는 '단기투자형'으로 이름을 바꾼다.
끝으로 운용사 부담만 높이며 투자자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규제는 철폐한다. 먼저 매 분기 개인 투자자에게 교부해야 하는 자산운용보고서를 반기 교부로 완화한다. 다만 최산 운용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월간 보고서는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