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이란제재를 설계한 제재분야의 한 전문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 제재 기법에 대해 고도의 숙련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려 주목된다. 트럼프가 미국 자체와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관료 출신이며 협상전문가로서 이란제재를 설계했고 지금은 콜롬비아대학교의 글로벌에너지정책연구센터의 연구위원인 리차드 네퓨는 CNN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제재에 대해 "명백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사진=북한 노동신문 홈페이지> |
미국 자체가 수행하는 제재 뿐만 아니라 유엔 안보리를 통해 가하는 국제적인 대북 제재가 그 수위를 높여가지만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런 평가의 배경이다.
'현장에서 바라본 제재의 기법'이라는 책을 낸 네퓨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지 1년이 조금 모자라지만, 그간 대북 제재는 수차례 확대됐고 그럼에도 북한은 지난 11월 28일 25번째 미사일 실험을 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북한은 최근 높아진 제재 강도에 대해 이를 '해상봉쇄'로 규정하고 일종의 '전쟁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 그 유효성이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이란 제재가 주는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 네퓨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이는 분명한 의사소통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서 혼선이 없어야 한다는 것. 이것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 그렇게 질질 끌면서 성과가 없던 이란과의 협상에서 지난 2015년 협정서라는 것이다.
네퓨는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핵무기를 용인할 수 없고 그것을 제거함과 동시에 미사일 실험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그렇지 않으면 추가제재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며 "그럼에도 이런 선언을 지지해 줄 정확한 목적와 의미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제재가 효과를 가지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는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해야하고, 이 대화를 통해서만 무엇을 요구하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네퓨의 주장이다.
그래야 제재가 정치와 외교 전략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실효성을 갖게 된다는 것. 트럼프가 제재의 기법에 대해 훈련을 더 받아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네퓨는 "최근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제의했고 물밑 협상도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했지만 두고 볼 일이다"면서 "제발 대화를 통해서 미국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일말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그렇지 않는다면 제재는 공회전하고 외교적인 의미를 모두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