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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4차혁명 오딧세이] 인간과 똑같아질 수 없는 로봇, 이유는 '모터'

기사등록 : 2017-12-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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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성능 개선은 4차 산업혁명 발전에 필수

4차 산업혁명의 필수품 '모터'

4차 산업혁명에 꼭 필요한 것으로 모터가 부각되고 있다. 자율주행차, 로봇 등 구동장치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모터가 있다. 

모터는 회전력을 발생시키는 장치인데, 이 회전력은 자기장에 비례하고, 전류에 비례하고, 전선의 길이에 비례하고, 더 나아가 전선을 감은 수에 비례한다. 결국 큰 회전력을 발생시키려면 큰 자석을 필요로 하고, 전선을 길게 많이 감아야 한다.

따라서 모터는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작은 힘을 발생시키는 모터는 아주 작아야 한다. 따라서 큰 힘을 발생시켜야 하는 로봇의 팔이나 다리에는 큰 모터가 설치돼야 하고, 전류 장치도 커야 한다. 또 작은 힘을 필요로 하는 로봇의 손가락은 작을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큰 힘과 작은 힘을 동시에 내는 전기 모터는 없다.

또한 갑자기 힘을 내야하고 동작해야 하는 모터는 전류를 갑자기 많은 양의 전류를 흘려 줘야 한다. 이 경우 전류를 모터 코일에 흘리면서 역기전력이 발생해 전선 양단에 수천 볼트의 전압이 걸릴 수 있다. 그러니 로봇이나 자율주행자동차를 급속히 출발하게 하는 것은 설계상 난이도가 아주 높다. 이러한 모터의 원리는 맥스웰(Maxwell)이 방정식을 만든 이후 변함없는 진리기도 하다. 

모터의 원리 개념도 출처: 구글 이미지

'휴머노이드의 한계'는 '모터의 한계' 

모터를 설명한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부상하고 있는 휴머노이드의 한계를 소개하기 위해서이다. 휴머노이드란 '인간(Human) 형태'를 말한다. 대체로 머리 하나, 팔 둘, 다리 둘, 정면에서 봤을 때 좌우대칭적 신체구조, 직립보행 등의 특성을 갖고 있으면 휴머노이드라고 부른다. 과학자들은 인간과 똑같은 휴머노이드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여전히 휴머노이드의 움직임은 부자연스럽다.

이유가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모터의 한계다.

인간 모양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에는 다양한 종류의 모터가 설치된다. 그런데 인간의 근육은 다양한 힘의 범위를 갖는다. 그리고 부드럽다. 인간의 근육은 훈련을 하면 힘이 강해지고, 쓰지 않으면 약해진다. 이것이 휴머노이드 로봇 속의 모터와 인간의 근육의 본질적 차이이다. 인간은 하루 3000원 짜리 식사를 세번 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걷기도 하고, 달리기 선수도 된다. 그러나 휴머노이드 로봇이 걷기 위해서는 훨씬 정교한 모터의 조합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휴머노이드 로봇이 체조 선수처럼 갑자기 날거나, 점프하거나, 뒤집거나 돌려면 모터에 갑자기 큰 전류가 흘러야 한다. 그러려면 전류 공급 회로의 설계가 매우 어려워지고, 큰 부품을 써야 한다. 작은 로봇 관절에 넣기 어렵다.

휴머노이드 로봇인 휴보, 출처: KAIST.


휴머노이드 로봇이 절대 할 수 없는 것

이처럼 휴모노이드 로봇은 모터 때문에 한계를 갖는다. 이 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작업이 아기 보모와 마사지하는 사람일 것이다. 예컨대 노인을 돌보는 로봇도 구현하기 어렵다고 본다. 아기 보모처럼 섬세하게 아기를 부드럽게 사랑으로 껴안기도 불가하다. 또, 마사지 직업가들의 섬세한 손가락 힘을 흉내내기도 어렵다. 할머니처럼 바늘에 실도 끼울 수 있으면서 동시에 무거운 짐을 들 순 없다.

올림픽이 열린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평범한 인간보다, 달리기, 던지기, 수영하기, 넓이 뛰기, 높이 뛰기 등 전 분야에서 인간을 이기기가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다. 아마도 겨울 올림픽의 스키, 스케이트, 아이스 하키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모든 이유가 모터의 성능과 연관이 있다.

반면 로봇은 일정한 작업, 반복되는 작업, 쉬지 않는 작업 분야의 대부분의 미래 직업을 대체할 것으로 본다. 특히 공장 자동화 분야와 군사 분야에 많은 탁월한 역할이 있다. 로봇은 졸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파업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와 에너지가 들어갈 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과의 승부에서 인간은 당분간 우위를 잡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인공지능의 한계 때문이 아닌 바로 모터의 한계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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