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1차 독대시기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특검측 증인으로 나선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은 2014년 11월 청와대 안전가옥(안가)에서 단독 면담을 했다고 주장한 반면, 삼성측 변호인단은 안 전 비서관의 기억이 불분명할 수 있다고 맞섰다.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 <사진=이형석 기자> |
안봉근 전 비서관은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시기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2014년 11월 이전에 청와대 안가로 이재용 부회장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단독 면담때 이 부회장이 안가로 들어와 서로 인사를 나눴고 그때 이 부회장이 연락처가 기재된 명함을 줬다"며 "필요할 때가 있을 것 같아 휴대폰에 저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휴대전화에 '3 이재용'이라고 저장된 번호에 대해 "이 부회장 번호로 저장해둔 것이 맞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도 면담했다고 회상했다.
애초 알려진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첫 독대는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3일 전인 9월 12일 이미 한 차례 독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독대가 총 3번이 아닌 4번이라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측 변호인단은 안 전 비서관 기억이 잘못됐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변호인은 "해당 번호는 이재용 부회장의 연락처가 맞지만 그의 명함에 휴대전화 번호는 적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이 부회장 전화번호가 저장된 사실과 명함 받은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런데 명함에 번호가 적혀 있었는지, 명함을 보고 직접 저장한 것인지 기억나는가. 9월 12일에는 면담이 없었던 것 같은데 증인 기억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냐"고 물었다.
안 전 비서관은 "시기가 정확하지 않으나 안가에서 안내한 기억은 있다"고 재차 답했다.
변호인은 또 "박 전 대통령의 방미나 대구창조경제센터 개소식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는데, 그 때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준 것 아니냐"고 물었으나 안 전 비서관은 "대통령을 수행하느라 그럴 겨를은 없었다"고 답했다.
한편 재판부는 27일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소환하고, 박 전 대통령이 나오지 않을 경우 이 부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7일 기일에서 시간이 부족할 경우 다음날 기일을 진행해 28일에는 모든 절차를 끝마치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