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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감세안 '트로이목마', 사회·정치적 파장 어마어마

기사등록 : 2017-12-2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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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고'로 사회보장 등 정부지출 축소 불가피
해외 자산 대기업 파장, 경기부양에 물가 상승
최고 수혜는 광산… 설비.엔터테인먼트 울상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의 감세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을 앞두게 됐다. 감세안 적용으로 인한 완전한 셈법이 나오긴 다소 이른 시점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감세안이 정책과 기업, 시장에 큰 파장을 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연방 재정적자가 늘어날 경우 자동적으로 정책 예산이 삭감되는 '페이고' 제도와 대기업의 해외 자산 송환 문제 그리고 뜻하지 않은 과도한 부양 효과로 인한 인플레 압력 상승 부담이 복병을 숨긴 '트로이목마'로 거론된다.

2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감세안으로 인한 영향은 몇 개월이 지나야 분명해지겠지만 장, 단기 측면에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NYT는 감세안으로 정부 예산이 크게 줄어들어 메디케어와 재해 보험, 식량보조(Food stamp)등 여러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조세정책센터(TPC)는 감세안 발효 후 첫 몇 해 동안은 시민들이 감세 효과를 보겠지만, 2027년이면 저소득 미 중간소득 미국인들은 세금혜택이 전혀 없거나 오히려 세금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페이고': 사회보장 프로그램 직격타

미국 국회의사당 <사진=블룸버그>

지난 2010년 법안 발의 시 재원 확보 방안을 함께 제출하도록 하는 ‘페이고(Pay-as-you-go)’ 제도가 도입되면서, 미 의회를 통과한 법안으로 연방 적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행정관리예산국(OMB)이 자동으로 다른 정책 예산 삭감을 명령하게 된다.

현재 미 의회예산처는 감세안으로 앞으로 10년에 걸쳐 적자가 1조5000억 달러 늘어나고 이로 인해 총 1360억 달러 정도의 지출 삭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당장 피해를 보는 것은 사회보장(Social Security) 프로그램이다. 물론 다른 부문들도 심각한 피해에 노출되겠지만 우선 메디케어의 경우 250억 달러 정도의 삭감이 예상된다. 노인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밀스 온 윌스(Meals on Wheels)' 프로그램과 농장 작물 보험펀드와 같은 농장 지원, 빈곤가정 일시지원(Temporary Assistance to Needy Families), 전국 홍수보험 프로그램(National Flood Insurance Program) 등에 대한 지원도 축소될 수 있다.

미 법무부가 주정부에 범죄 피해자에 대한 의료 비용과 카운슬링 비용을 제공해주는 범죄피해자 펀드(Crime Victims Fund)도 135억달러 정도 지원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 이밖에 여성, 저소득 가정에 식량을 제공하는 여성, 유아 및 아동 프로그램(Women, Infants and Children program)도 100만 달러 정도 지원 축소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던 정책들도 타격이 예상되긴 마찬가지다. 국경보호 프로그램은 13억달러 정도 예산 지원이 깎일 수 있으며, 이민관세수사청(ICE)과 H-1B 비자 사기보호 지원은 각각 3억1800만달러, 4500만달러씩 축소될 전망이다.

◆ 해외자산 큰 대기업 파장, 부양효과로 물가 압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FT는 광산업계가 이번 감세안 통과로 가장 큰 수혜를 보겠지만 설비나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손실을 입을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 기업들이 가장 큰 혜택을 받겠지만 기업들의 이득이 고르게 분배되지 않고 해외 자산을 두고 있는 대형 기업들 등 일부는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에도 다양한 영향이 예상되는데, 바클레이즈는 내년 주당순이익(EPS)이 평균 6.3% 오를 전망이며, 부동산 부문은 1%, 필수소비재는 11.9%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무엇보다 감세안이 미국의 경기 진작 효과로 이어진다면 채권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경기 개선으로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채권 수익률도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증시가 고점을 찍으면서 기업들의 인수합병(M&A) 활동이 줄고 있는데 감세안으로 기업들의 현금이 늘면 M&A 역시 동반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FT는 이밖에 달러는 강세를 보일 확률이 높고, 이는 유럽과 일본 증시에 자국통화 약세를 유발해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신흥국은 자금유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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