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감산 ‘출구’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50달러 선에서 안정을 이루는 등 국제 유가가 최악의 상황을 탈피한 데다 미국 셰일 업계의 공급 증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진=블룸버그> |
21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OPEC이 비회원 산유국과 2016년 11월 합의, 시행 중인 감산 합의를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말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들은 기존의 감산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 시장의 경계감을 진정시켰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감산 종료는 이미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상황이다.
감산 종료 형태와 이후 산유량에 따라 원유시장의 균형 및 유가 향방이 휘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OPEC 관계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오스트리아 빈의 유엔 사무국이 다양한 형태의 감산 종료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논의가 최근 시작됐고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최종안이 어떻게 도출될 것인지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올들어 강한 상승을 나타냈다. 브렌트유는 최근 배럴당 64달러 선까지 상승해 2015년 고점에 근접했다. 또 이는 OPEC의 2018년 말 예상치의 하단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OPEC 석유 장관들은 공식 석상에서 아직 출구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이르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 감산 이행 종료 시한인 2018년 이후에도 유가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가 폭락을 멈추고 강하게 반등하자 OPEC은 감산의 무게 중심을 선진국의 원유 재고를 축소하는 데 두고 있다.
지난 10월 OPEC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원유 재고가 1억3700만배럴로, 5년 평균치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OPEC과 비회원 산유국들의 출구 전략 논의가 2018년 말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OPEC의 예상대로 원유 시장의 수급이 내년 말 균형을 이룰 것으로 가정할 때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비회원 산유국 가운데 감산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 중인 러시아는 내년 6월 감산 합의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