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펀드 투자자들이 아시아 신흥국부터 유럽까지 해외 주식에 목 마른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펀드에서는 대규모 자금이 유출, 세제개혁안 통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가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이 매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미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22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19일 하루에만 아이셰어 MSCI EAFE(유럽 아프리카 중동) 상장지수펀드(ETF)에서 10억달러 이상의 신규 자금이 밀려들었다. 해당 ETF는 미국과 캐나다 주식을 배제한 상품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날 아이셰어 코어 MSCI 이머징마켓 ETF 역시 6억6400만달러의 자금이 신규로 밀려들었다. 이는 지난 10월 이후 최대 규모다.
코비 글로벌 마켓에 따르면 19일 하루 사이 뉴욕증시에 상장된 해외 주식 관련 ETF로 총 41억달러의 ‘사자’가 홍수를 이뤘다.
사실 미국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선호는 연초 이후 지속된 현상이다. 미국 투자신탁협회(ICI)에 따르면 올들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2210억달러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주식형 펀드 및 ETF에서는 35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다우존스 지수가 70차례에 걸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뉴욕증시가 천정부지로 상승했지만 실상 투자자들은 ‘팔자’에 무게를 뒀다는 얘기다.
미국 채권 펀드 역시 투자 자금이 해외 주식에 몰려든 사이 일격을 맞았다.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한 주 사이 미국 채권펀드에서 33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채권시장의 30년 강세장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었던 2016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세제개혁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데 따라 성장 속도가 높아지는 한편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에 대한 투자자들의 대응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나틱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데이비드 라퍼티 최고시장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시장은 유동성 위축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주 사이 선진국 채권펀드에서도 41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돼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실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