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70여 차례에 걸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상승률을 기준으로 한 승자는 예상 밖의 지역에서 등장했다.
아르헨티나와 터키, 나이지리아 등 경제적, 지정학적으로 고전한 국가의 증시가 미국을 크게 앞지르는 상승 탄력을 과시한 것.
월가의 황소상 <출처=블룸버그> |
27일(현지시각) S&P 다우존스 지수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증시가 올해 일제히 강세를 보인 데 따라 글로벌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12조4000억달러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엇보다 소위 트럼프 랠리를 앞세운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강세를 연출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연초 이후 25% 가량 치솟았고, S&P500 지수 역시 20% 급등했다.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도 한 해 동안 약 30%에 달하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 차례 트윗을 통해 자랑을 늘어놓았던 주가 성적을 앞지른 곳은 따로 있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증시가 연초 이후 수직 상승, 73%에 달하는 랠리를 기록했다.
테러와 지정학적 리스크의 중심지에 위치한 터키 증시도 같은 기간 40%를 웃도는 상승률로 S&P500 지수를 두 배 가량 앞질렀고,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증시 역시 40% 선의 강세를 나타냈다.
홍콩 증시도 30%를 웃도는 수익률로 미국을 크게 눌렀다.
자산운용사 알제브리스 인베스트먼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아르헨티나 정부가 올해 정치 리스크를 무난하게 넘겼다”며 “내년 선거가 예정돼 있지 않아 아르헨티나는 남미 지역 가운데 정치적으로 안전지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를 웃도는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하락 등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자들은 나이지리아 증시가 내년 선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크 인베스트의 진 베컬림 최고경영자는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가 상승 추이를 지속하고 있고, 나이지리아 경제가 침체를 벗어났다”며 “여기에 주가 밸류에이션도 상대적으로 크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반면 터키 증시에 대해 르네상스 캐피탈은 과열 상태라는 진단을 내렸다. 또 홍콩 증시가 중국 상하이 및 선전 증시와 엇박자를 내며 강세를 나타낸 것은 텐센트 주가가 100% 이상 폭등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월가의 분석이다.
최근 텐센트는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을 일시적으로 앞지르며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한편 올해 최악의 성적을 거둔 증시는 카타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포함한 일부 중동 국가가 지난 6월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충격으로 주가가 올들어 19% 급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