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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지킨 신동빈? 갈 길 먼 롯데 지배구조 개선

기사등록 : 2018-01-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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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해소됐지만...호텔롯데 상장·금융계열사 정리 숙제로 남아
호텔롯데 상장 여부...기업가치 제고, 재판 추이 지켜봐야

[뉴스핌=박효주 기자]롯데그룹이 새로 출범한 지주회사의 순환 출자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기로 했지만, 본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고지에 도달하기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2일 비상장 계열사 6곳을 롯데지주가 분할·흡수 합병해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키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할합병을 통해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사 투자사업부문은 롯데지주에 통합될 예정이다. 롯데지주 및 비상장 6개사는 내달 27일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이번 회사 분할합병에 대한 승인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순환출자는 그룹 내 계열사끼리 자본금을 출자해 하나의 고리를 만들어 그룹을 지배하는 방식이다. 최대주주가 적은 지분으로 여러 계열사를 거느릴 수 있지만 불투명한 경영구조로 비판을 받았다. 

롯데그룹 순환출자 고리 수는 2014년 6월 기준 75만개에 달했고 이듬해인 2015년 10월기준 67개로 줄었고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출범이후 13개로 감소했다 이번 분할합병을 통해 완전히 해소됐다.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해소되면서 롯데지주는 산하 계열사가 51개로 늘어났고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롯데 지배구조(7개사 분할합병 이후)<자료=전자공시,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5년 10월 경영권 분쟁으로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드러나면서 대국민사과를 통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투명한 지배구조를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통해 신 회장은 2년 여만에 약속의 일부는 지키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위한 서막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일본 롯데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호텔롯데 상장과 금융계열사 정리 등 수순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롯데는 ‘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한국롯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었다. 롯데그룹의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는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28.1%와 롯데호텔 지분 5.5%를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광윤사 지분은 신동빈 롯데 회장과 경영권 다툼 중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50%로 최대 주주로 있으며 이어 신동빈 회장(38.8%),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10%), 신격호 명예회장( 0.72%), 장학재단(0.08%) 등이다.

호텔롯데 지분은 일본롯데홀딩스(19.1%)와 일본롯데홀딩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L투자회사(72.7%)가 99%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구조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투자회사LSI(10.7%), 대주주일가(7.1%), 임원지주회(6%), 롯데재단(0.2%)으로 이뤄졌다.

이 같은 구조를 해소하고 완전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를 상장이 필수적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측 지분 비율을 50%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관련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올해도 버거운 호텔롯데 상장..."경영비리 최종심 지켜봐야"

현재 오너일가의 경영 비리와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에 따른 면세점 매출 급감 등 영향으로 호텔롯데 상장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서는 거래소 심사의 주요 평가 항목인 경영투명성에 합격점을 받아야한다. 신동빈 회장은 다행히 지난 달 22일 경영비리 혐의 관련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며 실형은 간신히 피했지만 항소심 결과를 예단키는 어렵다.

더욱이 신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혐의도 남아있다. 앞서 검찰은 최순실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했고 오는 26일 결심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드배치 보복 여파로 면세사업부 실적이 줄면서 기업가치가 하락한 것도 호텔롯데 상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4조7499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65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 중 전체 매출액의 83%가량(3조9896억원)을 차지하는 면세사업부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350억원을 기록, 전 분기(2867억원) 보다 무려 25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 같은 상황 탓에 호텔롯데 기업가치는 뚝 떨어졌고 관련업계는 현재 10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점치는 분위기다. 앞서 호텔롯데가 지난 2016년 증권신고서를 통해 밝힌 희망 몸값은 13조~16조원 사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 내부에서도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 상당히 고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일 연결고리를 끊어내야 완전한 투명경영을 이뤄낼 수 있는만큼 향후 동향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효주 기자 (hj030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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