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인텔 반도체 칩이 오래 전부터 해킹에 취약한 결함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텔 측은 타사 제품도 해킹 공격에 영향을 받기 쉽다는 식의 '물귀신 작전'을 펴고 있지만 신뢰도나 비용 면에서 충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미국 현지시각) 영국 IT 전문 매체 '레지스터'는 상당수 인텔의 칩에서 개인용컴퓨터(PC) 메모리 중 비밀번호 등을 보호하는 부분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는 버그가 있다고 보도했다. 버그는 프로세서 칩의 설계 결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년간 제조된 CPU를 탑재한 PC 모두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운영체제의 패치(수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업데이트는 PC 처리 성능을 최대 30% 늦출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인텔이 성명을 내고 "버그나 결함으로 인한 '취약점 공격(exploit)'이 자사의 제품에만 해당된다는 최근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분석에 따르면 다른 프로세서와 운영시스템 판매 업체의 제품을 포함, 여러 종류의 컴퓨팅 장치는 이러한 공격에 영향을 받기 쉽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인텔은 "AMD와 ARM홀딩스를 포함한 칩 제조사와 운영체제 제조사와 함께 다양한 제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 전반적인 접근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취약점 공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컴퓨터 성능 저하는 수행 중인 작업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사용자의 경우 크게 저하되지 않을 것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능 저하는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레지스터는 보도에서 AMD의 경우 근본적인 설계 결함에서 자유롭다고 전한 바 있다.
인텔은 해킹 공격 우려에 대해 "이러한 공격이 데이터에 오류를 일으키거나, 데이터를 수정, 삭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인텔 주가는 3.4% 급락한 45.26달러를 기록했다. 장 마감 후에도 1.2% 추가로 하락한 44.72달러에 거래됐다. AMD 주가는 반대로 정규장에서 5.2% 급등한 11.55달러에 거래된 뒤 장 마감 후에도 2% 추가로 상승한 11.78달러를 기록 중이다.
월가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논평을 통해 인텔에 대한 투자의견을 '언더퍼폼(시장 평균수익률 하회)'을 고수하고 이번 사태로 인해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 목표가는 34달러로 제시해 추가로 27%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번스타인은 1994년에 펜티엄 FDIV 버그로 인한 비용이 4억7500만달러 발생했던 사례와 2011년 쿠가포인트 칩셋 버그로 인한 7억달러 부담을 인용하면서 "이번 사태는 과거 사례보다 훨씬 파장이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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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