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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북한 핵전쟁 가능성, 생각보다 낮다" - WP

기사등록 : 2018-01-0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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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비츠·손더스 교수 "아직 구조적 역학이 지배적"

[뉴스핌=이영기 기자]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발할 것인가. 중국은 북한 접경지역에서 핵폭발에 대응하는 요령을 국민들에게 수차례 알리고 있고 미국과 북한은 핵폭탄을 터뜨리는 단추가 누가 더 큰지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가능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낮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와 주목된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북한간의 핵전쟁은 생각하는 것보다 그 가능성이 낮다는 내용을 담은 펜실베니아대학교 정치학 교수 마이클 호로비츠와 조지워싱턴대학교 정치학 교수 엘리자베스 손더스의 공동기고문을 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공산당 위원장 간의 말싸움이 이번 기고문의 배경이 됐다.

트럼프는 전날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책상에 핵 버튼이 있다고 한 데 대해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는 사실을 이 식량에 굶주리고 고갈된 정권의 누군가가 그에게 제발 좀 알려주겠느냐"라며 "내 버튼은 작동도 한다"고 트위터를 날렸다.

특히한 성격의 소유자인 트럼프와 김정은이 과연 한반도를 핵전쟁으로 몰아넣을 것인가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두 전문가는 전쟁 발발 가능성을 생각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정치경력이 짧은 트럼프와 견제세력이 없는 김정은이 단추를 누를 수도 있지만, 국제관게의 구조적인 역학이 그들의 손놀림을 억제할 것이란 전망이다.

◆ 점점 중요성이 높아지는 '지도자 인성'

과거에는 국제관계에서 정치지도자 개인의 인성의 영향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학자들은 보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지도자 인성이 점점 그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북한과 같은 독재자 뿐만 아니라 견제를 받는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 지도자가 정권을 잡기 이전부터 어떤 신념을 보였고 또 어떤 경험을 가졌는지가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김정은의 속셈부터 따져보면, 그가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를 통해 권력을 강화하고 정권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전쟁은 그가 정권과 권력을 잃게되는 첩경이다.

트럼프는 한국전쟁에서 이미 봤듯이 한반도에서 전쟁만큼이나 얻는 것 없는 전쟁도 없었다. 전쟁의 비용이 너무 큰 것이다.

문제는 이런 속셈을 바탕으로 하더라도, 트럼프는 그의 짧은 정치경력으로 비춰봤을 때 전쟁이 가져오는 비용에 대해 무딜 수 있어 전쟁을 원할 수 있고 김정은도 견제와 균형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독재자라서 독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미 국제정치의 세계에서는 트럼프의 언동이 주는 시크널이 불명확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마당에 서로 오해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미국의 선제적 예방공격이 전면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것이라는 분석만 믿고 트럼프가 예방전쟁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편 김정은은 과연 선제적 예방공격이 제한적일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전면전을 벌일 수 있다. 오해도 있고 오판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위험요인이다.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관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 일부.<사진=북한 노동신문>

◆ 아직은 지배적인 '구조적인 역학'

천만다행으로 지도자의 인성 이외에도 전쟁을 억제하는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구조적인 역학이다. 지도자가 무시할 수도 있지만 물질적인 측면과 상황적인 측면이라는 구조적인 제약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미국과 북한은 엄청난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 핵이 없어도 한반도는 초토화된다. 그런데 핵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핵탄두를 나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완성했을 것이다.

또하나 한반도에서 전쟁이 생기면 중국이 괴롭다. 난민이 중국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미국이 북한 정권을 제거하고 통일한국이 성립하면 더 힘들다. 지금 이 상태가 최고다.

실제 한국전에서 미국은 압록강까지 밀고올라가봤다. 중국이 즉각 개입했다. 통일한국은 중국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이 모두 이런 구조적인 역학이라는 제약에 묶여서 차마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는 전쟁억제력이 심어져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지도자의 인성과 구조적인 역학 중에서 어느것이 과연 북한과 미국간의 핵전쟁을 더 촉발할 가능성이 높을까. 최근 국제관계학자들은 지도자의 인성을 더 중요하게 꼽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을 보면 약간 안심되는 측면이 엿보인다. 구조적인 역학이 억제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정치학자는 "하지만 북한의 동향을 보면 역시 구조적인 역학이 돋보인다. 전날 트럼프 트위터를 보고 핵전쟁이 발생할까 우려했던 사람들에게 이런 측면이 위안을 줘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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