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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우리 역사…시베리아를 만나는 또다른 방법 '시베리아 문학기행'

기사등록 : 2018-01-0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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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유정 여행전문기자] 여행은 새로운 곳으로의 도전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꿈꿨던 곳을 실제로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문학 속에서 접했던 지역을 실제로 가보는 것은 문학 감상의 완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베리아는 러시아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 가야 하는 필수 여행지다. 

'시베리아 문학기행'의 필자 이정식은 문학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시베리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많아 그런 관심을 토대로 다년간 시베리아를 여행하며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대문호들의 흔적을 찾았다.

데카브리스트와 시베리아를 모르고 러시아 문학을 논하기 어렵다. 1825년 12월, 낙후된 러시아를 바꿔보겠다고 혁명을 시도했다가 당일 진압되어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진 귀족들을 역사적으로 ‘데카브리스트(12월 당원)’라고 부른다. 많은 데카브리스트들과 가깝게 지냈던 시인 푸시킨은 이들을 위해 시를 썼다. 후일 젊은 작가 톨스토이의 걸작 '전쟁과 평화' 역시 데카브리스트들에 대한 깊은 역사 탐구의 산물이다.

또한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작품인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등은 차르체제를 비판하는 독서모임에 가담한 죄로 사형 직전까지 갔다가 시베리아의 혹독한 환경에서 시베리아 유형 생활을 한 이후 탄생한 작품들이다. 이렇듯 러시아 문학에서 데카브리스트와 시베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필자는 시베리아 여행을 통해 데카브리스트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자신만의 견해를 솔직하게 풀어놓음으로써, 독자에게 잠시나마 역사와 문학에 대해 사색할 시간도 함께 전해준다.

우리나라에서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소설을 쓴 최초의 작가, 춘원 이광수도 빼놓을 수 없다. 이광수가 1933년에 쓴 '유정'의 무대가 바로 시베리아와 바이칼 호수다. 이광수는 그의 나이 스물두 살 때인 1914년 바이칼 호 인근 치타에서 6개월간 지내며 방랑의 생활을 보낸 시절이 있다. 이광수의 시베리아 방랑은 소설에서도 나타났듯이 그의 정신적 지평을 크게 넓혀주었으며 그의 문학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시베리아 문학기행'은 시베리아 방랑을 통해 한국 문학의 중요한 작품을 탄생시킨 이광수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놓았다.

문학은 물론 사진을 찍는 이들에게도 호기심과 기쁨을 줄 만한 요소가 많은 시베리아 여행책이 바로 시베리아 문학기행이다. 책 안의 수많은 사진들은 필자가 그간 수차례 시베리아를 드나들며 직접 찍은 것들이다. 화려한 러시아의 여러 도시와 역사적 의미가 담긴 지역까지 책 속 사진에 모두 담겨 있으며,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이며 찍은 희귀한 장면까지도 담겨 있어, 시베리아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이들에게 사진을 통해 많은 도움을 준다.

또 시베리아는 러시아 문학의 탄생지이기도 하지만 우리 민족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안중근 의사가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해 출발한 곳, 이준·이상설 열사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실은 곳, 춘원 이광수의 '유정'을 탄생하게 만들었던 곳, 이 모두가 시베리아와 관련이 있다.
필자는 수차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춥고도 황량한 이곳을 여행하면서 러시아 대문호들의 작품 활동과 작품 배경을 환기시킨다. 뿐만 아니라, 과거 식민지하에 있던 우리 민족의 설움과 애환을 이곳에서 찾으려는 그의 노력 역시 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youz@newspim.com) 출처(시베리아문학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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