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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금융위의 ‘투기 바로미터’ 된 김치프리미엄

기사등록 : 2018-01-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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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였던 프리미엄 올해 50%로 급등…과열 신호

[뉴스핌=강필성 기자] “우리나라만 유독 가상통화(가상화폐)에 ‘김치 프리미엄’이 붙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규제 미비뿐만이 아니라 다른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해 투기라고 말하는 것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으로 대변됩니다. 가상화폐에 그 나름대로 시장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40%가 넘는 프리미엄이 있다면 시장 참가자의 거래에 과열이 있다고 판단할 기준이 된다고 봅니다.” - 최훈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위원회 고위 관료들이 잇따라 ‘김치 프리미엄’을 언급했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가 유독 국내에서 거래될 때 높은 시가를 형성하는 현상을 말한다. 다른 말로 '코리아 프리미엄'이라고도 불린다. 

금융위가 김치 프리미엄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는 이상 가상화폐 시장을 향한 강도 높은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통화 관련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9일 가상화폐 시장에 따르면 최근 김치 프리미엄이 급격하게 커지는 중이다. 지난해 통상 10~15% 정도 그쳤으나 새해 들어 50% 대로 급상승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현재 해외 거래소의 평균 시세 대비 국내 시세가 48~55%까지 비싸게 거래됐다. 시가총액 2, 3위인 리플과 이더리움 역시 김치 프리미엄이 52~56% 붙었고 데쉬, 라이트코인 등도 마찬가지다. 

이 외에 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골드, 이더리움클래식, 퀀텀, 모네로 등 가상화폐도 모두 김치프리미엄이 50%를 상회한다.

쉽게 말해서 국내에서 2비트코인을 살 수 있는 돈으로 해외에서는 3비트코인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비중이 세계 3위권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세계 시세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현상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안에도 불구하고 신규 자금 유입이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상화폐 시장은 개별 거래소마다 다른 시가를 형성하고 있다. 공급이 제한적인 국내 시장은 수요에 따라 해외시장과의 가격 차이가 쉽게 벌어지는 편이다.

문제는 가상화폐가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될 경우 대규모 외화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전세계 가상화폐 시장에서 한국 시장을 눈여겨보게 되는 이유다. 정부는 올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 외국인 거래를 금지시켰지만 거래소를 피한 개인간 거래는 막을 방법이 없다.

금융당국이 금융정보분석원(FIU)와 함께 은행권에 자금세탁 및 실명확인시스템 운영현황에 대한 점검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금까지 FIU는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직접적 개입을 자제해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규제를 하더라도 해외에서 이뤄지는 가상화폐 거래를 막지 못하는 것을 잘 안다”며 “최소한 우리나라 시장의 불법적 행위로 다른 나라 시장까지 견인하는 일을 더 이상 발생하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은행에 대한 현장점검에도 불구하고 김치 프리미엄이 잡힐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정책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입법 없이 은행에 대한 간접적인 행정지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거래에서 김치 프리미엄이 낮아진다면 이를 용인할 것이냐에 대한 판단도 과제로 남아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다단계나 유사수신 등 불법적인 형태가 있다면 처벌 가능하지만 최저자본금 규정이나 물적·시설요건, 전산보안 규정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규제 공백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정부는 가상화폐를 유사수신법 개정을 통해 다루게 될지, 법무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으로 갈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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