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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 "북한의 페이스대로 진행된 남북회담"

기사등록 : 2018-01-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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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포위망 균열을 노린 것"

[뉴스핌=김은빈 기자] 10일 일본 주요 언론들은 전날(9일)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을 보도하면서 "북한의 의도대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올림픽 참가를 들고나오며 완화 무드를 조성했지만, 실은 국제사회의 대북 포위망에 균열을 노렸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여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친근감을 주며 제재나 무력행사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게 하기 위한 회유책이다"라고 해석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관계개선을 중심으로한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은) 문 대통령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는 걸 지켜본 뒤에야 한국이 제안한 남북협의를 받아들였다"면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선물'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일본 유력지들은 북한의 바람대로 비핵화가 회담의 의제가 오르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사히 신문은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점을 꼬집으며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리선권 위원장은 "(남한 언론이) 비핵화 문제를 가지고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반발하며 "우리가 보유한 원자탄과 수소탄, 대륙간탄도로켓 등 최첨단 전략무기는 철두철미하게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를 "핵·미사일 문제에서 교섭 상대는 미국이지 한국이 아니라는 원칙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는 남북대화의 의제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국제사회가 바랐던 비핵화 요구는 '제로(0)'인 채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 한·미·일 대북공조 약해질까 우려하는 일본

북한이 '민족'을 내세웠다는 점에서도 일본 언론은 경계감을 드러냈다. 남북의 공동 보도문에 일본언론들은 남북 공동보도문에 있는 '남북관계의 모든 문제는 우리 민족이 당사자로서 결정한다'라는 내용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압력 노선에 균열을 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공동 보도문을 인용하며 "남북 공동 보도문에 북한의 의도가 강하게 반영되어있다"며 한미동맹에 틈을 벌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회담 내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에서 안이하게 대처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압력 노선에 균열이 생길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발언 하나하나에 정부가 코멘트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면서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한·미·일은 수뇌 레벨을 포함해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며 "압력을 최대한 높여 북한의 정책을 바꾼다는 방침에는 절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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