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들어 연일 최고치 기록을 갈아 치웠던 뉴욕증시가 완만하게 하락했다.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을 축소, 금리 상승을 부추겨 주식시장에도 일격을 가할 것이라는 경고가 투자자들 사이에 번진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사진=블룸버그> |
1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6.67포인트(0.07%) 내린 2만5369.13에 거래됐고, S&P500 지수가 3.06포인트(0.11%) 떨어진 2748.2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0.01포인트(0.14%) 하락한 7153.57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비관론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책자들이 미국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거나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에 투자 심리가 냉각됐다.
실제로 중국의 미국 국채 매입이 축소될 경우 미국 재무부의 발행 수요 증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맞물려 금리가 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고, 이는 주식시장에 연쇄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이와 함께 NAFTA 재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로이터는 캐나다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NAFTA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제너럴 모터스를 포함해 수출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하락 압박을 받았고, 달러화는 신흥국 통화를 중심으로 강세 흐름을 탔다.
제프리 건드라크 더블라인 캐피탈 대표가 올해 뉴욕증시의 손실을 예고하는 등 월가의 구루들 사이에 비관론이 확산됐다.
KKM 파이낸셜의 다니엘 더밍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국채 수익률이 장기간 투자자들의 관심 밖이었던 영역을 향해 오르고 있다”며 “금리 여건이 급변하고 있어 주식시장은 이를 적극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CIBC 애틀란틱 트러스트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최고투자책임자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브레이크 없는 랠리를 펼친 만큼 어떤 악재도 조정을 일으킬 수 있다”며 “국채 수익률 상승이 투자 심리에 흠집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GM이 2% 이상 내렸고, 포드가 0.6% 가량 동반 하락하는 등 멕시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가전 업체 월풀이 기업 구조조정에 따라 800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1% 이상 내렸고, 애플은 아이폰의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와 관련해 프랑스 검찰이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약보합을 나타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상무부가 발표한 11월 도매재고가 전월 대비 0.8% 늘어나 예상보다 큰 폭의 개선을 이뤘고,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5%에 미달하는 동시에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