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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의 대통령 비난에도 '대응 톤' 낮춰…일단 평창?

기사등록 : 2018-01-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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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상호존중하에 관계개선 중요"

[뉴스핌=노민호 기자] 정부가 북한 관영 매체의 대남 비방에 대한 '대응 톤'을 낮추는 모양새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 이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일단 초점을 맞추자는 기색이 역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5일자 6면 우측 상단에도 실린 '남조선 당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보도.<사진=북한 노동신문>

◆北, 문대통령 신년사 이후 첫 대남 직접 비난…평창이 '볼모'?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4일 '남조선 당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보도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얼빠진 궤변', '음흉한 악설일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맹비난했다. 참고로 해당 보도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5일자 6면 우측 상단에도 실렸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를 두고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에 참가할 우리 대표단을 태운 열차나 버스도 아직 평양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은 자기들의 점잖지 못한 처사가 어떤 불미스러운 결과를 가져오겠는가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관영 매체 보도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 관영 매체의 이 같은 보도와 관련해 "정부는 남북 간의 상호이해와 존중의 정신하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북측도 여러 가지 나름대로 갖고 있는 사정과 입장이 있다고 본다"면서 "그런 것들을 표현한 것으로 보며 그 이상 언급할 내용은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는 이날 뉴스핌에 "현재 판을 깨면 안 되니까 굉장히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하는 것 같다"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남북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 기회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한 아무리 우리가 강압적인 대북제재 정책을 취하더라도 남북 소통의 통로는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좌, 우가 됐던 이것을 잘 보존시켜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그간 북한의 대남비방에 대해 직접적인 논평은 자제하면서도 '비난전'은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해 왔다.

북한 조선중앙TV 의 '남조선 당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보도 일부.<사진=북한 조선중앙TV>

◆北관영매체, 한국 언론도 겨냥…'남남갈등' 노리나?

북한의 대남 비방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한동안 잠잠했다. 이를 근거로 남북 관계 개선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었다.

관영 매체를 동원한 북한의 비난 공세는 15일에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한국 언론을 문제 삼으며 정부를 향해 "여론관리를 바로 못하고 입 간수를 잘못하다가는 잔칫상이 제상으로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기자동맹 중앙위원회 부장 김철국은 이날 '잘못된 여론이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조선 보수언론들 속에서 동족의 성의를 우롱하고 모독하는 고약한 악설들이 쏟아져나와 세상을 경악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논평은 북한의 관계개선 제안을 '화전 양면 전술', '한·미 동맹에 균열을 내려는 이간질', '(응원단 파견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선전장으로 활용하려는 것' 등 한국 언론의 보도내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함부로 상대방을 자극하고 제멋대로 입을 벌리며 붓대를 놀리다가는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세국면이 그 누구도 원치 않는 사태로 급랭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적극적인 제의와 노력을 우롱한 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강변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대등한 상대로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정부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정한 다음에 맞지 않는다면 할 말은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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