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 후보군이 안갯속이다. 재선 가능성이 큰 김기현 울산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광역단체장 후보는 '제로베이스' 지점, 예컨대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후보 선정이 그만큼 난항을 겪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 2월 말까지 일절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접촉하면서 '깜짝' 후보를 낸다는 방침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잇따른 유력후보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김기현 울산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의 재선 출마를 내부적으로 사실상 결정했다.
자유한국당 고위 관계자는 "울산에서는 자유한국당 지지율보다 김기현 울산시장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온다"며 "김기현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대로 가고, 인천 유정복 시장도 그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울산에서 워낙 지지도가 높은데다, 유 시장도 임기 중 부채 감소 등의 성과를 낸 만큼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당은 그러나 재선이 유력한 두 후보군을 제외하고 다른 지역의 경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후보군 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인재 영입 작업은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중앙직능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유력 후보로 꼽혔던 안대희 전 대법관과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경남지사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홍정욱 헤럴드미디어 회장도 각각 부산시장과 서울시장에 대한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특히 안 전 대법관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당과 세간에서 유력 경남도지사로 주목받자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총장 역시 스스로 출마 결심을 굳히기 전에 후보군으로 알려지면서 불출마 선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몇 차례에 걸쳐 인재 영입에 실패, '후보 기근'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 한국당은 당과 후보 간 좀 더 촘촘한 의견조율 과정을 거친 뒤 후보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서울시장은 오는 2월 말까지 일절 하마평을 내지 않을 예정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시도지사에 비슷한 급의 후보들이 출마한다. 그런데 당에서 스카웃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출마하려는 분야가 다르다"면서 "당과 후보 간 이런 것들이 조율된 상태에서 후보군이 알려져야지, 그냥 나가면 당은 물론 후보자들 입장에서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서울시장과 충북, 충남, 경남, 부산 등은 출마 예상자가 복수인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면서 "특히 서울시장은 2월까지 일절 하마평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부산과 대구경북(TK)등 승리가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의미 없는 후보 경선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15일 부산시당 신년인사회 행사에서 "의미 없는 경선은 후보 지지율 제고에 도움이 안되며 이길만한 후보를 괴롭히는 경선은 하지 않는 것이 당의 전통"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재출마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