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중국 인터넷 IT기업이 전방위 금융업 확장에 나서면서 전통 금융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 대표 IT 기업 BATJ(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京東, JD.COM))는 은행, 증권, 보험, 보험중개, 펀드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며 중국 금융산업의 새로운 터줏대감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 BATJ, 금융 사업 전방위 확대
최근 중국 금융 시장을 살펴보면 'IT 공룡' BATJ가 주도권을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모 측면에서 보면 대형 국유 은행이 여전히 막강하지만, 핀테크 등 신금융이 대세가 되면서 IT 기업이 전통 금융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은 알리바바다. 알리바바는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螞蟻金服)를 설립하고 보험, 은행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했다.
앤트파이낸셜은 궈타이찬셴(國泰產險), 신메이샹후(信美相互), 중안보험(眾安保險) 등 유수 보험업체 지분을 확보했으며, 인터넷은행 왕상은행(網商銀行, 마이뱅크)을 산하에 두고 있다. 그 외 산하 신용평가기관인 즈마신용(芝麻信用), 제3자 결제업체 즈푸바오(支付寶, 알리페이) 등도 업계 우위를 선점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4년 알리바바는 톈훙펀드(天弘基金) 지분 51%를 확보, 펀드 시장에도 진출했다. 펀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BATJ 중 알리바바가 유일하다.
경쟁사 텐센트는 자사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 위챗)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중국 국민 메신저'로도 잘 알려진 위챗은 월간 이용자 수만 9억8000만여명에 달한다.
특히 증권 분야에서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텐센트는 지난해 국유기업인 중진궁쓰(中金公司) 지분 4.95%를 인수, 증권업 진출에 속도를 냈다.
앞서 텐센트는 중국 온라인 증권 투자 플랫폼 홍콩 푸투증권(富途證券)의 주요 주주로도 참여했다. 푸투증권은 중국 개인투자자가 스마트폰으로 홍콩과 미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어플을 출시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바이두와 징둥은 소액대출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추격에 나선 모습이다.
바이두는 충칭과 상하이에 소액대출 전문업체 충칭바이두샤오다이(重慶百度小貸), 상하이바이두샤오다이(上海百度小貸)를 설립했으며, 징둥은 충칭량장샤오다이(重慶兩江小貸), 충칭징둥퉁잉샤오다이(重慶京東同盈小貸) 등 소액대출 전문업체를 잇따라 설립했다.
한편 신탁이나 소비금융 등은 리스크가 부각되는 만큼 시장 진입 문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중국 당국은 관련 기업의 설립 및 업무에 대한 비준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BATJ 중 어느 기업도 해당 분야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현지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의견도 나온다. 중국 유력 매체 왕이차이징(網易財經)은 업계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 “당국의 규제는 기업들로 하여금 다른 방법을 강구하게 할 뿐 시장 진출을 막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앤트파이낸셜, 바이두 등은 소비금융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있지는 않지만, 온라인 소액대출 허가증을 기반으로 금융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텐센트도 산하 웨이중은행(微眾銀行)을 통해 소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