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미리 기자] LG생활건강이 지난해 내수 경기침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관광객 감소로 국내 화장품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 2017 실적<자료=LG생활건강> |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조2705억원, 영업이익 930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년보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5.6%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증가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구성된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로 외부 충격을 견뎌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05년 차석용 부회장이 취임한 뒤 잇달아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 이러한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여름에 약한 화장품 사업을 여름에 강한 음료가 보완해주는 등 상대적으로 계절을 덜 타는 매출 구조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사업부문별 매출은 ▲화장품 3조3111억원 ▲생활용품 1조5804억원 ▲음료 1조3789억원, 영업이익은 ▲화장품 6361억원 ▲생활용품 1670억원 ▲음료 1272억원으로 나타났다. 생활용품을 제외하고 화장품과 음료 사업은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화장품 사업은 지난해에도 '후', '숨', '빌리프' 등 럭셔리 화장품의 고성장이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중 '후'는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지난해 매출 1조4000억원), '숨'은 매출 3800억원을 돌파하며 차세대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이 덕에 화장품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9.2%로 전년보다 0.9%포인트 올랐다.
음료 사업은 지난해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등 탄산음료와 '조지아'(커피), '갈아만든 배'(과일퓨레), '구론산'(기능성건강음료) 등 비탄산음료가 골고루 성장한 것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조지아는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덕에 지난해 LG생활건강 음료시장 점유율은 29.7%로 1년 전과 비교해 0.7%포인트 올랐고, 영업이익률은 9.2%로 0.6%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생활용품 사업은 지난해 기저효과, 중국관광객 급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축소되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37%로 확대, 생활용품 시장 내 1위 자리는 공고히했다"며 "중국에서도 퍼스널 케어를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14%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익이 늘어나면서 현금이 유입되고, 부채비율도 앞선 해 연말 기준 71.8%에서 55%로 크게 낮아졌다. LG생활건강은 한때 빚을 내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부채비율이 200%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실적 덕분에 유입되는 현금이 대량 늘면서 빚을 상환, 부채비율을 꾸준히 낮추고 있다.
대만의 백화점 '후' 매장 사진 <사진=LG생활건강> |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