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비트코인 매입에 잰걸음을 했던 헤지펀드가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올린 펀드매니저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 비트코인의 단기 폭등에 따른 과열을 피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이다.
비트코인 <사진=블룸버그> |
24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화폐 투자에 집중한 17개 헤지펀드가 무려 3000%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글로벌 헤지펀드 업계의 평균 수익률 8.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뜨겁게 달아오른 가상화폐 시장의 열기에 쏠쏠한 차익을 올린 관련 헤지펀드가 발을 빼기 시작했다.
4500만달러의 자산으로 지난해 1500%의 수익률을 달성한 가상화폐 헤지펀드 알태나 웰스의 리 로빈슨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제 한 발 물러나 생각을 정리해야 할 때”라며 “가상화폐가 지나치게 짧은 기간에 두 배 급등했고, 이는 과열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상화폐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가격 급등과 함께 주요국 정부의 거래 규제 움직임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는 분석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만5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달 16일 1만9283달러에서 가파르게 떨어진 수치다.
최근 가상화폐 파생상품이 등장했지만 대부분의 헤지펀드는 저점에 매수한 뒤 고점에 매도하는 기본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 기금을 운용하다 지난 2016년 퇴사, 가상화폐 전문 투자 업체 블레칠리 파크 애셋 매니지먼트를 설립한 루이스 펠라스는 지난해 12월 포트폴리오 내 90%에 달했던 가상화폐 보유 비중을 최근 50%로 대폭 축소했다.
그는 WSJ과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걸쳐 과열 조짐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데이터도 헤지펀드 업계의 비트코인 베팅 열기가 한풀 꺾인 사실을 드러냈다.
SEC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헤지펀드 업계의 비트코인 하락 베팅이 상승 베팅에 비해 네 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