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일본 후생노동성은 ‘일하는 방식 개혁’의 골자인 ‘시간 외 노동 상한 규제’와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한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시행 시기를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1년 연기할 방침을 결정했다고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잔업 규제는 2020년,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은 2021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대기업도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적용 시기는 1년 늦춰 2020년부터 적용한다.
후생성은 당초 잔업 규제의 도입 시기는 2019년 4월,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적용 시기는 대기업이 2019년 4월, 중소기업은 2020년 4월로 할 방침이었다.
일본 정부가 잔업 시간 규제, 동일 노동 동일 임금 등 일하는 방식 개혁 법안 적용 시기를 중소기업에는 1년 유예할 방침을 결정했다.<사진=뉴시스> |
일하는 방식 개혁 법안은 ▲잔업 시간이 연간 720시간을 넘지 않도록 상한 규제를 설정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부당한 차별을 없애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실시 ▲일한 시간이 아니라 성과로 평가하는 ‘탈시간급 제도’의 창설이 골자이다.
탈시간급 제도와 대기업의 잔업 규제는 예정대로 2019년 4월부터 실시된다.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 법안은 지난해 가을 임시국회에서 심의될 예정이었지만, 중의원 해산으로 인해 보류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통상국회(정기국회)에서의 가결·통과를 바라고 있지만 예산안 등의 심의가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관련 법안 통과는 빨라도 5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스스로 결정한 중의원 해산의 영향으로 간판 정책의 실시가 늦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 기업 부담 증가에 따른 경영 악화 우려도
시행 시기를 늦춘 데에는 기업들에게 법안 적용에 충분히 대응하기 위한 시간을 주기 위함이라는 이유도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여당 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정책 실시를 서두르다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자칫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이 시행되면 이제까지 비정규직 사원에게 보너스나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던 기업은 임금 체계를 대폭 수정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인건비 총액이 늘어나는 요인이 된다.
잔업 시간 규제가 시행되면 기업에 따라서는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새로 인력을 고용해 인원을 늘리는 등의 대응이 필요해진다. 이 또한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법안 적용 시기가 다르다는 점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부품 등의 조달가격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여당 내에서 기업의 경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