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지난 22일 NH농협은행 남양주 지점을 찾은 이대훈 농협은행장. 영업점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찾은 자리에서 이 행장은 돌연 영업맨으로 변신했다. 지역 농협인 남양주지점이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농협은행을 통해 가입을 독려한 것. 영업 현장 경력이 많은 '영업통' 면모를 살려 직원들에게 몸소 경영방침을 전달한 것이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분주한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매주 2~3회 전국 영업점을 돌며 직원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선 것. 적극적인 영업력과 현장 경험을 전달하며 실적 달성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26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이 행장은 지난 18일부터 전국 영업점과 지역 본부 순회에 돌입했다. 지난주 경기영업본부와 전국영업본부를 시작으로 매주 2~3회 지방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파가 시작된 지난 23일에는 강원영업본부를 찾고, 다음날인 24일에는 서울, 인천 지역을 돌았다. 오는 7일까지 경북, 충남, 충북, 경남, 전남 순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강조하는 것은 '소통 경영'이다. 일정은 각 지역 '경영목표 달성계획 보고회의'에 참석해 업무 보고를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은행장 특강을 통해 경영 방침을 전하고 직원들과 토론회를 갖기도 한다.
이 행장은 간담회를 통해 "농협은행은 수익창출을 통해 농업과 농촌을 지원하고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해야 하는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며 "전 직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해 손익 7800억원을 달성하자"고 당부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25일 직원들과 함께 그뤠잇타임을 가졌다. <사진=농협은행> |
소통을 위해 직원들과 격식없는 스킨십도 갖는다. 이달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호프데이'와 '그뤠잇타임'이 대표적이다.
이 행장은 지난 19일 본점 여신관리부 직원들과 볼링 대결을 펼친 후 호프데이를 가졌다. 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부실채권 정리(빅배스) 영향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낸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지난 25일에는 부행장 추천을 받은 직원 24명과 저녁 식사를 하는 그뤠잇타임을 열었다. 그뤠잇타임은 우수(Great) 직원들과 식사(eat)를 하며 소통한다는 의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름을 묻고 사적인 대화도 나누며 직원 하나하나를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며 "성과가 좋은 부서나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나름 경쟁이 뜨겁다"고 전했다.
이 행장이 소통 행보에 나선 것은 영업통 최고경영자(CEO)로서 현장 경영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는 2015~2016년 농협은행의 경기·서울 영업본부장을 지내면서 하위권이었던 실적을 전국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현장 경험을 살려 수익성을 시중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이 행장의 과제로 꼽힌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516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다른 시중은행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CEO가 전략통에서 영업통으로 바뀐 만큼 농협 내부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